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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문화일반

<용비어천가><불이선란도> 등 ‘손씨 부자’ 컬렉션 국립박물관 품으로

등록 2018-11-21 19:55수정 2018-11-21 20:24

손창근씨 구순 맞아 국립중앙박물관에 기증
부친 손세기 이어 모은 부자컬렉터 명품 컬렉션
추사, 겸재 등 조선후기 명화가, 서예가들 명품 수두룩
추사 김정희의 명작 <불이선란도>. 손세기·손창근 컬렉션을 대표하는 조선 문인화의 걸작이다.
추사 김정희의 명작 <불이선란도>. 손세기·손창근 컬렉션을 대표하는 조선 문인화의 걸작이다.
15세기 조선 세종이 훈민정음 창제 뒤 처음 펴낸 한글서적 <용비어천가> 초간본과 조선 문인화의 걸작인 19세기 대학자 추사 김정희의 난초그림 <불이선란도(不二禪蘭圖)>….감히 값을 매기기 힘든 명품들이 즐비한 국내 굴지의 문화유산 컬렉션이 국립중앙박물관 품에 들어왔다.

원로 수장가 손창근(89)씨는 21일 <용비어천가><불이선란도>를 비롯한 자신과 부친 손세기(1903~1983)의 소장품 컬렉션(손세기·손창근 컬렉션) 202건 304점을 국립중앙박물관에 기증했다. 그는 이날 낮 서울 용산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기증식에 나와 배기동 관장을 비롯한 박물관 관계자들에게 기증의 뜻을 전하고 기증원(기증을 받았다는 행정문서)을 받았다.

기증된 손세기·손창근 컬렉션은 개성 출신 실업가인 석포 손세기와 그의 맏아들 손창근이 대를 이어 수집한 문화유산 소장품들을 일컫는다. 박물관 쪽이 낸 자료를 보면, 기증된 컬렉션 목록에는 <용비어천가><불이선란도> 외에 추사의 유명한 예서글씨 편액 ‘잔서완석루(殘書頑石樓)’와 청나라 문인과의 친분을 담은 행서대련 '함추각(涵秋閣)’, 18세기 진경산수화 거장인 겸재 정선이 마을어르신들의 장수 잔치를 묘사한 <북원수회도>를 실은 화첩, 17세기 명필 오준·조문수의 글씨들이 들어있다. 또, 심사정·김득신·전기·김수철·허련·장승업·남계우·안중식·조석진·이한복 등 조선후기 이름난 화가들의 그림과 19세기 권력자 흥선대원군의 인장 등도 포함돼 손꼽히는 고미술 명품들이 가득하다.

1447년 펴낸 <용비어천가> 초간본. 손세기·손창근 컬렉션을 대표하는 소장품 가운데 하나다.
1447년 펴낸 <용비어천가> 초간본. 손세기·손창근 컬렉션을 대표하는 소장품 가운데 하나다.
이 컬렉션은 1972년 국립중앙박물관의 <한국회화>전 등 다수의 전시와 서적에 소개되면서 세간에 알려졌고, 회화사·서예사 분야에서 중요한 연구대상으로 주목을 받아왔다. 손세기, 손창근 부자는 대를 이어 최고수준의 문화유산들을 수집하면서, 지난 40여년간 막대한 유물과 재산을 나라와 학교, 박물관 등에 기증, 기부하기도 했다. 박물관 쪽은 “손씨가 기증에 앞서 2005년과 2010년 컬렉션을 미리 기탁해 전시·연구에 활용해왔는데, 올해 11월 아흔 살 생신을 맞으면서 조건 없이 컬렉션을 기증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손씨는 기증식에서 “한 점, 한 점 애착이 가는 물건들이다. 죽을 때 가져갈 수도 없어 고민하며 생각하다가 박물관에 맡기기로 했다. 나라의 귀중한 국보급 유물들을 길이길이 잘 보관해주길 부탁한다”고 당부했다.

박물관은 그의 기증을 기려, 경내 상설전시관 2층 서화관에 ‘손세기·손창근 기념실’을 만들었다. 첫 전시로 22일부터 추사 김정희의 그림과 글씨 컬렉션을 주로 소개하는 명품전(내년 3월 24일까지)을 시작했다. 내년에 열리는 두번째 기획전에서는 겸재의 <북원수회첩><비로봉도>를 선보이기로 했다.

노형석 기자 nuge@hani.co.kr, 도판 국립중앙박물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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