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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문화일반

‘두번째 스무살’ 도착하자 스타들의 연기가 달라졌다

등록 2018-11-26 05:00수정 2018-11-26 15:08

[남지은의 TV와 연애하기]
40대 맞이한 배우들의 변신
송승헌.  사진 오시엔 제공
송승헌. 사진 오시엔 제공

당신에게 마흔은 어떤 의미인가. <마흔에게> <마흔이 되기 전에> 등 ‘마흔앓이’를 보듬는 서적이 끊이지 않는 것은 그만큼 인생의 변곡점이 되는 나이이기 때문이다. 배우들에게도 마흔의 성장통은 예외없다. 드라마 <미스마>에 출연중인 40대 후반 배우 송영규는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개인적으로는 가장이라는 책임감도 생기고, 배우로서는 미래에 대비해야 하는 등 여러가지 복합적인 시기여서 배우들은 40대가 되자마자 고민이 많아진다”고 말했다. 또 다른 40대 중반 배우도 “40대부터 할 수 있는 역할이 점차 줄어들기에 더 늦기 전에 다양한 도전을 하면서 내 색깔을 찾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40대를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향후 배우 인생이 달라진다는 얘기다.

그래서일까? 20~30대 대표적인 청춘 스타였던 배우들도, 40대가 되면서 변하고 있다. 송승헌은 지난 16일 이태원의 한 찻집에서 한 인터뷰에서 “40대가 되면서 ‘내 연기’에 생각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20~30대는 연기도, 촬영 현장에 그냥 일 하러 갔다. 돈 받았으니 하는 일로 접근했다. 내가 연기를 쉽게 했구나. 노력 안 했구나, 라는 걸 30대가 지나고서야 알게 됐다”고 고백했다. 한 중견 배우는 “과거의 자신을 제대로 아는 것이 좋은 배우가 되는 시작”이라고도 했다.

‘불혹’이라는 전환점
“20대였으면 못 했을걸요”
송승헌 드라마 ‘플레이어’ 사기꾼역
변태·불륜…연기 변신 눈길
배역 줄어드는 ‘현실’도 한몫

‘선배’라는 책임감
막내에서 촬영장 ‘허리’로
송승헌 “연장자 돼보니 현장 보여”
김희선 “직설보다 에둘러 표현”
평가에 한결 느긋해진 반응도

그 첫 변화는 ‘스타’에 안주하던 시절이라면 하지 않았을 역할들에 과감히 도전하는 것이다. <여름향기> <남자가 사랑할 때> 등 주요 출연작이 대부분 멋진 남자였던 송승헌은 40대가 된 이후 작품 선택이 달라졌다. 지난해 드라마 <블랙>, 최근 <플레이어>까지 데뷔 이후 처음 장르물에 도전했다. 사기꾼 캐릭터(<플레이어>) 뿐 아니라 트렌치 코트만 입고 변태처럼 버스에서 다리를 벌리는 등(<블랙>) 망가지기를 주저않는다. 2014년 영화 <인간중독>에서 전라로 불륜을 연기하고, 2015년 영화 <미쓰 와이프>에서 세파에 찌든 소심한 공무원으로 나온 것도 변화의 일환이었다. 그는 “20대였으면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항상 정의롭고 멋진 역할만 고집했다. 40대가 되어서야 연기가 재미있어졌고, 톰 크루즈처럼 액션도 하고, 멜로도 하며 멋지게 나이들어가는 배우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40대가 되면서, 현장에서 선배라는 책임감도 그들을 변화시킨다. 송승헌은 “늘 막내였는데 40대가 되니 연장자가 되면서 현장 분위기를 신경쓰게 된다”고 말했다. “현장에서 허물없이 어울려 밥 먹은 게 <블랙>이 처음이었다. <플레이어>를 할 때는 호텔 섭외에 문제가 생겼는데, 누가 부탁하지 않아도 내가 나서서 섭외를 하게 되더라.” 김희선도 지난해 인터뷰에서 “(나이 들면서) 출연자들끼리 자주 모이는 등 현장 분위기를 좋게 하려고 신경쓴다”면서 “싫으면 싫다고 그 자리에서 얘기하던 직설적 성격도 나이가 드니 그냥 웃고 말게 되더라”고 했다. 어떤 배우가 될 것인가를 목표로 삼으면서부터는 젊은 시절 칼날처럼 느껴지던 대중의 평가나 반응에도 “무플보다 악플이 낫다”(김희선) 며 한결 느긋해지는 것도 변화다.

‘나인룸’의 김희선. 티브이엔 제공
‘나인룸’의 김희선. 티브이엔 제공
무라카미 하루키는 산문 <먼 북소리>에서 “마흔살이란 하나의 큰 전환점이어서, 무엇인가를 선택하고 무엇인가를 뒤에 남겨 두고 가는 때”라고 말했다. 많은 배우들이 나이 들어가는만큼 선택을 고민하고 뒤에 남길 것에 대해 신중해지는 것은 그만큼 성숙된 연기, 좋은 작품에 대한 관객의 기대를 높이는 것이기도 하다. “이걸 왜 지금에야 깨달았을까, 좀 더 일찍 깨닫고 노력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후회할 때도 있다. 그래도 지금이라도 깨달은 게 다행이다. 40대 이후를 기대해달라”는 송승헌의 바람이 허투루 들리지 않는 이유다.

남지은 기자 myviolle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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