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지은의 TV와 연애하기]
40대 맞이한 배우들의 변신
40대 맞이한 배우들의 변신
송승헌. 사진 오시엔 제공
“20대였으면 못 했을걸요”
송승헌 드라마 ‘플레이어’ 사기꾼역
변태·불륜…연기 변신 눈길
배역 줄어드는 ‘현실’도 한몫 ‘선배’라는 책임감
막내에서 촬영장 ‘허리’로
송승헌 “연장자 돼보니 현장 보여”
김희선 “직설보다 에둘러 표현”
평가에 한결 느긋해진 반응도 그 첫 변화는 ‘스타’에 안주하던 시절이라면 하지 않았을 역할들에 과감히 도전하는 것이다. <여름향기> <남자가 사랑할 때> 등 주요 출연작이 대부분 멋진 남자였던 송승헌은 40대가 된 이후 작품 선택이 달라졌다. 지난해 드라마 <블랙>, 최근 <플레이어>까지 데뷔 이후 처음 장르물에 도전했다. 사기꾼 캐릭터(<플레이어>) 뿐 아니라 트렌치 코트만 입고 변태처럼 버스에서 다리를 벌리는 등(<블랙>) 망가지기를 주저않는다. 2014년 영화 <인간중독>에서 전라로 불륜을 연기하고, 2015년 영화 <미쓰 와이프>에서 세파에 찌든 소심한 공무원으로 나온 것도 변화의 일환이었다. 그는 “20대였으면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항상 정의롭고 멋진 역할만 고집했다. 40대가 되어서야 연기가 재미있어졌고, 톰 크루즈처럼 액션도 하고, 멜로도 하며 멋지게 나이들어가는 배우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40대가 되면서, 현장에서 선배라는 책임감도 그들을 변화시킨다. 송승헌은 “늘 막내였는데 40대가 되니 연장자가 되면서 현장 분위기를 신경쓰게 된다”고 말했다. “현장에서 허물없이 어울려 밥 먹은 게 <블랙>이 처음이었다. <플레이어>를 할 때는 호텔 섭외에 문제가 생겼는데, 누가 부탁하지 않아도 내가 나서서 섭외를 하게 되더라.” 김희선도 지난해 인터뷰에서 “(나이 들면서) 출연자들끼리 자주 모이는 등 현장 분위기를 좋게 하려고 신경쓴다”면서 “싫으면 싫다고 그 자리에서 얘기하던 직설적 성격도 나이가 드니 그냥 웃고 말게 되더라”고 했다. 어떤 배우가 될 것인가를 목표로 삼으면서부터는 젊은 시절 칼날처럼 느껴지던 대중의 평가나 반응에도 “무플보다 악플이 낫다”(김희선) 며 한결 느긋해지는 것도 변화다.
‘나인룸’의 김희선. 티브이엔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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