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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문화일반

이영자부터 선미까지…대중문화 ‘여풍 열풍’

등록 2018-12-23 11:53수정 2018-12-23 14:57

이영자, 여성으로선 처음으로 ‘KBS 연예대상’ 수상
코미디언 이영자.  <한겨레> 자료사진
코미디언 이영자. <한겨레> 자료사진
코미디언 이영자가 여성으로선 처음으로 <한국방송>(KBS) ‘연예대상’ 수상자가 됐다. 이영자는 22일 서울 여의도 한국방송 공개홀에서 열린 <2018 한국방송 연예대상>에서 예능프로그램 <안녕하세요>로 김준호·신동엽·이동국·유재석을 누르고 대상을 받았다. 그는 <문화방송(MBC) 연예대상> 대상 후보에도 올라 있어 2관왕을 차지할 가능성도 있다.

그는 “<안녕하세요>가 8년이 됐는데 그동안 믿어주고 부끄러울 수 있는데도 마음속 이야기를 해준 고민의 주인공들에게 감사드린다”며 “신동엽씨 덕분에 교만해지지 않고 더욱 좋은 예능인이 되는 것 같다”고 함께 방송을 진행하는 신동엽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 지난해 <에스비에스>(SBS) 연예대상을 직업 방송인이 아닌 <미운 우리 새끼>의 어머니들이 받은 것을 제외하면, 이영자는 본격적으로 연예대상 시상이 시작된 이래 박경림(2001년 문화방송)과 이효리(2009년 에스비에스) 이후 지상파가 주최하는 연예대상의 세번째 여성 대상 수상자가 됐다.

이영자의 연예대상 수상은 최근 대중문화·방송계를 휩쓰는 ‘여풍’을 입증하는 상징적 의미를 갖고 있다. 올해 트위터(사회 분야)에서 스쿨 미투 다음으로 많이 리트위트 된 소재가 ‘페미니즘’이었다. 소설 <82년생 김지영>이 100만부가 팔릴 만큼 폭발적 관심을 모았던 페미니즘은 대중문화에도 스며들었다.

티브이에서는 ‘여성의 공감과 연대’가 키워드로 떠올랐다. 가식을 벗어던진, 있는 그대로의 나를 사랑하며, 할 말 다 하는, 그래서 내 마음을 위로해주는 ‘언니’들의 전성시대였다. 이영자를 필두로 송은이, 김숙, 최화정이 함께 맛있는 것을 먹으며 인생을 얘기하는 <밥 블레스유>(올리브)가 인기를 얻었다. 박상혁 씨제이이엔엠(CJ ENM) 피디는 “15년 동안 우정을 쌓은 이들의 연대가 보는 여성들에게 작은 위로를 줬다”고 말했다. 박나래는 이영자와 함께 <문화방송> 대상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박나래는 한국갤럽이 조사한 ‘올해의 예능인’에서도 2위를 차지했다. 여성은 ‘아무것도 모르고 듣는 이’로 취급하던 시사교양 프로그램에서도 ‘언니’들이 선두에 섰다. <100분 토론>(문화방송)은 처음으로 여성 진행자(김지윤)를 내세웠다. <거리의 만찬>(한국방송)에선 박미선 등 여성 진행자들이 나서 케이티엑스(KTX) 해고 승무원 복직 문제 등 사회 이슈에 귀를 기울였다. 남성 진행자들이 으레 나이순으로 서열을 정하던 것에서 벗어나 별명을 만들어 부르는 등 출연자들이 서로 동등한 위치를 형성하는 것부터가 기존의 시사 프로그램들과 달랐다.

티브이에서 공감하고 연대하는 ‘언니’들이 우뚝 섰다면, 스크린에서는 ‘걸 크러시’를 장착한 센 언니들이 바람을 일으켰다. 피해자, 보호받아야 할 대상으로 그려졌던 여성 캐릭터들이 범죄물·스릴러까지 섭렵하며 스크린을 장악했다. 한국은행 통화정책팀장으로 나와 막강한 존재감을 과시한 김혜수(<국가부도의 날>), 필사적으로 범인을 추적하는 공효진(<도어락>), 초월적 능력의 인간 병기 역을 맡아 스타일이 살아 있는 액션 연기를 펼친 신예 김다미(<마녀>) 등이 대표적이다. ‘여성=피해자, 남성=구원자’라는 그간의 공식을 과감히 전복했다.

여성 가수들의 활약도 도드라졌다. ‘2018 유튜브 최고 인기 공식 뮤직비디오 톱 10’(국내 기준)을 보면 아이콘(1위)과 방탄소년단(5·9위)을 제외하곤 7개가 모두 여성 가수들의 작품이었다. 블랙핑크, 모모랜드, 트와이스, 레드벨벳, 마마무 등이다. 선미, 청하 등이 여성 솔로 가수의 계보도 이어갔다. 특히 지난해 ‘가시나’부터 올해 ‘주인공’ ‘사이렌’까지 연타석 홈런을 친 선미는 엄정화, 이효리, 현아를 잇는 대표적인 가수로 자리매김했다. 김선영 대중문화평론가는 “젠더 의식이 강해진 사회 흐름이 대중문화계에도 눈에 띄는 변화를 이끌었다”고 말했다.

남지은 기자 myviolle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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