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문화 문화일반

백창우, 시 한줄…음표 한줄…

등록 2005-12-25 17:45수정 2005-12-25 17:45

백창우, 시 한줄…음표 한줄…‘시를 노래하다’
백창우, 시 한줄…음표 한줄…‘시를 노래하다’
책·음반 ‘시를 노래하다’
백창우씨는 여러 가지 일을 하는 사람이다. 가수이자 작곡가이고 시인이며 헌책 수집가이고, 무엇보다 노래운동가이기도 하다. 그는 <내 하나의 사람은 가고>(임희숙 노래) <부치지 않은 편지>(김광석 노래) <겨울새>(안치환 노래) 같은 노래를 만들었으며, 네 권의 시집과 자신의 노래 음반 두 장, 여러 장의 동요 작곡집을 내놓았다.

일제∼현대시 64편에 멜로디
다양한 장르·목소리로 불러
들으면서 읽는 짧은 에세이도

그 백창우씨가 또 다른 시도를 선보였다. 책과 음반이 결합된 <백창우 시를 노래하다> 1, 2(우리교육 펴냄)가 그것이다. 책·음반은 제1권 ‘일제 시대 시인/월북·요절 시인’ 편과 제2권 ‘현대 시인’ 편으로 이루어졌다.

“어려서부터 자연스럽게 시를 읽고 좋아하게 됐습니다. 읽으면 읽을수록 드는 생각이, 우리 시가 참 좋고 우리 나라에 좋은 시인들이 참 많다는 것이에요. 그렇게 좋은 시들에 음악이라는 옷을 입혀 보니까 거기서 예측하지 못했던 또 다른 무언가가 나타나더군요. 이번 책과 음반은 그런 배경에서 나왔습니다.”

일제 시대 시인으로는 윤동주 이상 김소월 한용운 심훈 이육사 등이 포함됐고, 재·월북 시인으로는 이용악 함형수 조운 백석 오장환 등이, 요절 시인으로는 기형도 김수영 고정희 임길택 등이 음반에 실렸다. 또 한하운 천상병 박용래 박목월 이광웅 등 작고 시인들과 나희덕 신경림 이성복 김지하씨 등 현대 시인들의 시 역시 두 장의 음반에 착실히 담겼다.

“시와 시인을 고르는 기준은 순전히 자의적이고 주관적 편견이었다고 해야 옳겠죠. 나부터 공감이 가고 떨림을 주었던 시, 음악과 만나서 잘 어울릴 것 같다고 판단한 시가 주가 되었습니다.”

말은 겸손하게 해도 백씨가 시를 고르는 안목은 탁월해 보인다. 김경미씨의 <표절>, 최승자씨의 <시가 되고 싶지 않은 시>, 박목월 시 <가정>(노래 제목은 <아홉 켤레의 신발>), 그리고 이병철·윤복진처럼 일반인들에게는 다소 생소할 월북 시인들의 시를 골라 낸 것을 보면 그렇다. 음반과 함께 나온 책에는 그 자신 노래로 만들었거나 남들이 노래로 만들어 놓은 시와 시인들에 관한 산문들이 실렸는데 그 글들에서도 시와 문학을 보는 그의 ‘전문가적’ 관점, 그리고 편안하면서도 맛깔스러운 글솜씨를 만날 수 있다.

백창우, 시 한줄…음표 한줄…‘시를 노래하다’
백창우, 시 한줄…음표 한줄…‘시를 노래하다’
넉 장의 음반에 담긴 64곡의 노래는 모두 그가 만들었지만, 노래는 그 자신을 포함해 정태춘 장사익 김용우 권진원 김현성 한보리 홍순관 김원중 등 20여 명의 가수와 노래패가 힘을 보탰다. 노래 장르는 포크를 기반으로 하되 국악과 락, 재즈, 블루스 등을 다채롭게 시도했다. 그렇지만 방송에서 흔히 듣는 노래들에 비하면 역시 ‘심심하다’는 느낌이다. 자극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대중의 호응이 있을까.


“지금 우리 대중음악은 방송국과 기획사들에 의해 ‘만들어진’ 취향과 장르가 지배하고 있다고 봅니다. 제가 시도하는 음악은 분명 낯설고 심심하지만, 가만히 들어 보면 좀 더 인간적이고 우리 정서에 친근하게 다가오는 요소가 있을 겁니다. 앞으로도 우리 대중음악의 주 소비자층인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찾아가는 시 콘서트 같은 걸 계속 해보고 싶어요. 느리더라도 결국은 좋은 결과를 낼 거라고 믿습니다.”

글 최재봉 문학전문기자 bong@hani.co.kr, 사진 이종근 기자 root2@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문화 많이 보는 기사

‘의인 김재규’ 옆에 섰던 인권변호사의 회고록 1.

‘의인 김재규’ 옆에 섰던 인권변호사의 회고록

‘너의 유토피아’ 정보라 작가의 ‘투쟁’을 질투하다 2.

‘너의 유토피아’ 정보라 작가의 ‘투쟁’을 질투하다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억대 선인세 영·미에 수출…“이례적” 3.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억대 선인세 영·미에 수출…“이례적”

노래로 확장한 ‘원영적 사고’…아이브의 거침없는 1위 질주 4.

노래로 확장한 ‘원영적 사고’…아이브의 거침없는 1위 질주

9년 만에 연극 무대 선 김강우 “2시간 하프마라톤 뛰는 느낌” 5.

9년 만에 연극 무대 선 김강우 “2시간 하프마라톤 뛰는 느낌”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