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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문화일반

출판사 또 ‘사재기’ 베스트셀러 조작

등록 2005-12-30 06:50수정 2005-12-30 06:50

‘세계명화 비밀’ ‘쏘주 한잔 합시다’ 등 5종 출판인회의, 서점 7곳에 “집계서 빼달라”
출판유통계의 ‘고질병’과도 같은 불법 사재기가 또 다시 불거졌다.

단행본 출판사 모임인 한국출판인회의(회장 김혜경)는 27일 교보문고, 영풍문고, 서울문고, 예스24, 인터파크, 알라딘, 리브로 등 대형 온오프 서점 7곳에 공문을 보내 5개 출판사의 책 5종을 베스트셀러 집계에서 빼줄 것을 공식 요청했다. 이에 따라 교보문고 등은 12월 넷째주 베스트셀러 집계에서부터 문제가 된 책들을 뺀 목록을 발표했다.

출판인회의의 한 관계자는 29일 “올 초부터 몇몇 출판사들의 불법 사재기가 유통 질서를 어지럽힌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며 “현장 확인과 대형 서점들의 판매자료 검토 등 자체 조사 결과 5종의 책이 사재기 혐의가 있다고 판단해 해당 출판사쪽에 확인 작업을 거쳐 이번 조처를 취하게 됐다”고 말했다.

출판인회의는 이미 9월 회원사 등에 공문을 보내 사재기를 뿌리뽑기 위한 자정 노력을 촉구하는 한편, 그래도 사재기가 없어지지 않을 경우 상응하는 법적 조처를 취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현행법상 사재기는 공정거래법과 출판진흥법에 위반된다.

익명을 요구한 출판인회의 관계자는 “이번에 문제가 된 출판사들은 명단을 공개하지 않는 대신 대형 서점 베스트셀러 목록에서 빼기로 서로 양해한 것”이라며 “이번처럼 눈에 보이는 수법 외에 또 다른 사재기 수법이 있을 수도 있어 다양한 방식으로 조사를 계속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출판인회의 쪽은 해당 책 이름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교보문고 주간 베스트셀러 집계의 경우 셋째 주에 각각 종합 4위와 5위였던 <세계 명화 비밀>(생각의나무 펴냄)과 <쏘주 한잔 합시다>(큰나 펴냄)가 넷째 주 순위에서 아예 빠져 있는 등, 베스트셀러 최상위권에 올라 있던 책 몇 종의 순위에 ‘이상 징후’가 보였다.

이와 관련해 출판사 큰나의 최명애 대표는 “베스트셀러 목록에서 빼는 데 대해 출판인회의 쪽에 양해를 해준 적이 없다”면서 “출판인회의가 하필 10월1일~11월30일 기간을 정해서 조사를 한 것은 공정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조처는 출판인회의의 전체 의견을 물어서 결정된 것이 아니다”라며 “우리 출판사는 사재기를 한 적이 없으며, 출판사를 접을 각오를 하고 30일 이번 일과 관련된 전모를 밝히겠다”고 덧붙였다. 생각의나무 박광성 대표는 “우리 책의 경우 영업자가 친구에게 부탁해 24권을 한꺼번에 주문한 것이 문제가 됐는데, 이걸 사재기로 봐야 할지 억울하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출판인은 “이번 사재기 조사를 주도한 출판인회의 핵심 출판사들 역시 사재기 혐의에서 자유롭지 않은 것 아니냐”고 말해 이번 파동이 더욱 확산될 가능성을 예고했다. 출판계의 사재기 파동은 1997년과 2001년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


최재봉 기자 b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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