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불사 대웅전 안에 있는 현재 익산 연동리 석조여래좌상의 모습. 나무 불단에 몸체 아래 대좌부분이 완전히 가려져 있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전북 익산 미륵사터 석탑에서 서북쪽으로 약 3km를 가면 석불사란 절이 있다. 대웅전에 백제 불상으로는 가장 크고 오래된 7세기 초 돌부처상이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백제 불상을 대표하는 작품인 익산 연동리 석조여래좌상(국가 보물)이다. 이 불상이 5월부터 몸체 아래 대좌 부분을 가렸던 불단을 걷고 온전한 모습을 공개한다.
문화재청과 익산시는 연동리 석조여래좌상의 대좌와 주위를 가렸던 나무 불단을 강화 유리로 바꾸는 정비 작업을 다음 달까지 벌인다고 30일 밝혔다. 청 쪽은 “불단을 치우고 대좌 앞면과 옆면에 유리를 놓고, 앞면에 공양구를 올릴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연동리 불상의 대좌는 하체의 옷자락 주름이 흘러내려 대좌를 덮은 ‘상현좌(裳縣座)’란 형식으로 불상의 전형적인 특징으로 꼽힌다.1990년 절집을 지으면서 불단에 가려 지난 30년 간 상현좌 형식을 볼 수 없었는데, 정비공사로 다시 실체를 볼 수 있게 됐다.
1989년 절집이 지어지기 전 찍은 익산 연동리 석조여래좌상의 원래 모습. 몸체 아래 대좌를 덮은 옷자락을 새긴 상현좌 양식이 드러나 있다.
연동리 불상은 머리가 없어졌지만, 당당하고 균형감 넘치는 몸체와 광배의 안정된 구도, 강렬한 옷 주름 표현 양식을 지닌 상현좌 등에서 중국 북위 시대 양식을 흡수한 백제 불교미술의 유려한 미감을 보여준다. 지난 1월 문을 연 국립익산박물관은 상설전시실에 연동리 불상의 몸체를 실물대로 재현하고, 그 위에 원래 머리 추정 형상을 빛으로 투사하는 첨단 전시 기법을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청은 8월까지 불상 실측조사도 함께 진행할 예정이다.
글 노형석 기자
nuge@hani.co.kr, 사진 문화재청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