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춘천서 발견된 암컷과
광릉숲 수컷 짝짓기 끝에
국내종 유전적 다양성 높인 계기
광릉숲 수컷 짝짓기 끝에
국내종 유전적 다양성 높인 계기
지난해 8월 강원도 춘천시 북산면에서 46년 만에 발견됐던 천연기념물 장수하늘소의 애벌레 인공증식이 최근 성공을 거뒀다고 국립문화재연구소가 20일 발표했다.
연구소 자연문화재연구실은 지난해 춘천에서 발견한 뒤 보존 사육해온 다섯 마리 애벌레들 가운데 먼저 자란 암컷이, 2017년 광릉숲에서 국립수목원 쪽이 발견해 길러온 장수하늘소 수컷과 최근 짝짓기한 끝에 지난달 알을 낳았고, 이달 3일 알에서 크기 1cm 미만의 애벌레가 부화했다고 밝혔다.
장수하늘소가 발견된 춘천시 북산면 일대는 1962년 천연기념물 75호 ‘춘천의 장수하늘소 발생지’로 지정됐다가 소양강 다목적댐 건설로 서식지가 수몰되자 1973년 지정 해제됐던 곳 부근이다. 춘천에서 다시 발견된 장수하늘소의 첫 자식 세대를 확보한 점과 경기도 광릉숲에만 서식한다고 알려졌던 국내 장수하늘소의 유전적 다양성을 높이는 계기를 마련한 점 등에서 의미가 있다고 연구소 쪽은 설명했다.
1968년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장수하늘소(학명: Callipogon relictus)는 딱정벌레목 하늘솟과에 속하며 딱정벌레류 가운데 가장 큰 곤충이다. 한국, 중국, 러시아, 일본 등지의 오래된 숲에서 극소수가 살고 있는데, 국내에서는 경기도 포천시 광릉숲이 유일한 서식지로 알려져 왔다. 연구소 쪽은 애벌레의 인공사육과 증식을 거듭해 서식지의 복원 범위를 넓혀갈 계획이다. 노형석 기자 nuge@hani.co.kr, 사진 국립문화재연구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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