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아이돌 그룹의 멤버들이 물리적 거리두기를 소홀히 한 데 대해 사과했다. 방탄소년단 정국, 아스트로 차은우, 엔시티 재현, 세븐틴 민규는 지난달 25일 이태원 소재 음식점과 주점을 방문했다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사를 받은 사실이 18일 언론 보도를 통해 알려졌다.
정부는 이태원발 코로나19 집단감염이 확산하자 “4월24일~5월6일 사이 이태원을 방문을 이들은 증상이 없더라도 진단검사를 받으라”고 지난 11일 권고한 바 있다. 지난달 25일은 코로나19 사태가 완화 단계로 접어들기는 했지만 여전히 물리적 거리두기가 시행되던 때다.
네 멤버의 소속사는 이태원 방문 사실이 알려진 직후 공식 입장을 내어 해당 사실을 시인했다. 하지만 “확진자가 나온 클럽을 방문한 것은 아니며 이후 코로나19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았다”고 강조했다.
방탄소년단 정국의 소속사인 빅히트엔터테인먼트는 “정국은 4월25일 저녁 지인들과 함께 이태원 소재 음식점 및 주점을 방문했다. 방문 이후 기침·발열 등 코로나19 증상은 없었으며, 자발적으로 선별 진료소에서 검사를 받았고 음성 판정이 나왔다”고 밝혔다. 아스트로 차은우의 소속사인 판타지오도 “차은우는 지난 4월25일 이태원에 다녀온 것으로 확인됐다. 5월 초 확진자 발생으로 문제가 된 장소에는 가지 않았고, 선별 진료소에서 검사를 진행했고 음성 판정을 받았다”라고 설명했다. 엔시티 재현의 소속사인 에스엠(SM)엔터테인먼트도 “재현은 지난 4월25일 친구들과 이태원에 위치한 식당 및 바에 방문했으나, 문제가 된 특정 클럽에는 가지 않았고 확진자가 이태원을 다녀가기 7일 전이었다”며 “증상은 없지만, 이태원 클럽에서 시작된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자진해 코로나19 진단 검사를 받아 음성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모든 국민이 물리적 거리두기를 실천하고 있는 현 시점에서 사람들이 많은 공간을 방문한 것에 대해 부주의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빅히트는 “사회적(물리적) 거리두기의 엄중함을 명확하게 인식하지 못하고 아티스트의 사생활 보호를 더 앞세웠다는 점에서 변명의 여지가 없다”며 “아티스트 본인도 사회적 거리두기에 대한 전 사회적 노력에 충실히 동참하지 않은 점을 깊이 반성하고 있다”고 밝혔다. 판타지오도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모든 국민이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하고 있는 현 시점에 소속 아티스트인 차은우가 이태원 인근에 방문한 것은 경솔한 행동이었으며, 현재 아티스트 본인도 사회적 거리두기 노력에 충실한 노력을 기울이지 않은 부분을 깊이 반성하고 있다”라고 사과했다. 에스엠도 “재현은 모두가 일상적인 만남을 자제하고, 사회적 거리두기를 해야하는 기간에 조심하지 못했던 부분에 대해 깊이 반성하고 있다”며 “당사 역시 아티스트가 개인적인 시간에도 철저히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킬 수 있도록 지도하고 관리했어야 했는데, 부족했던 점 깊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앞서 이태원 클럽에서 확진자가 발생하자 정국 등 몇몇 아이돌이 클럽을 방문했다는 의혹이 불거진 바 있다. 당시 빅히트는 “아티스트의 사생활에 관해서는 확인해 드리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빅히트는 “방문 당시 5월 초 확진자 발생으로 문제가 된 장소에는 가지 않았고, 첫 확진자가 이태원에 간 날짜보다 약 1주일 전이었다. 또한 정부 지침에 따라 자발적으로 코로나19 검사를 받는 등 조처를 했기 때문에 당사는 아티스트의 개인적 일상을 대외적으로 공개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했다”고 해명했다. 소속사들은 “이 같은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더욱 철저히 지침을 준수하겠다”고 입을 모았다. 남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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