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 내게 불을 지른 느낌”
한국계 여배우 샌드라 오(35·한국명 오미주)가 16일(현지시각) 미국 로스앤젤레스 베벌리힐스 힐튼호텔에서 열린 제63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텔레비전 미니시리즈·영화 부문 여우조연상을 탔다. 샌드라 오는 트로피를 받고 “누군가 나에게 불을 지른 느낌”이라며 기쁨을 만끽했다.
수상작은 <에이비시방송>의 인기 의학드라마 <그레이의 해부학>(그레이스 아나토미)인데, 샌드라 오는 자신만만한 외과 수련의 크리스티나 역을 맡아 열연했다. 이 드라마는 지난해 <한국방송>을 통해 국내에서도 방영됐다.
이날 시상식에서는 영화 <쉬리>의 여주인공 김윤진이 출연한 에이비시방송의 <로스트>가 텔레비전 시리즈 최우수 작품상을 받았다.
샌드라 오는 시상식이 끝난 뒤 인터뷰에서 “내 이름이 불리는 순간 머리가 텅 비어 제대로 걸을 수조차 없었다”며 “지금도 떨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인터뷰 직후 아버지에게 전화를 걸면서도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고 <에이피통신>이 전했다.
캐나다 오타와에서 태어난 그는 지난해 영화 <사이드 웨이즈>에 출연하면서 주목받기 시작했다. 이 영화로 미국배우협회와 다문화영화협회가 주는 상을 받았다. 그는 12살 때 부모 몰래 캐나다 국립연극학교에 들어가 연기자의 길에 들어섰다.
이날 시상식에서는 카우보이들의 동성애를 그린 <브로크백 마운틴>이 영화 부문 7개상 후보에 올라 최고 작품상과 최우수 감독상 등 네 가지를 석권했다.
유강문 기자, 연합뉴스 m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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