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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문화일반

왜, 하필 ‘58 개띠’ 라 칭할까…27명 ‘그들의 이야기’ 책으로

등록 2006-01-18 22:01수정 2006-01-19 13:45

지난 17일 저녁 서울 시내 한 음식점에서 열린 <58 개띠들의 이야기> 출판기념회에 참석한 필자들이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임백천, 이재무, 이승철, 김상철, 정영희, 박상률씨 등의 얼굴이 보인다.
지난 17일 저녁 서울 시내 한 음식점에서 열린 <58 개띠들의 이야기> 출판기념회에 참석한 필자들이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임백천, 이재무, 이승철, 김상철, 정영희, 박상률씨 등의 얼굴이 보인다.

‘58 개띠’라는 말을 들어 보았을 것이다. 1958년 개띠 해에 태어난 이들을 가리키는 일종의 속어다. 대체로 긍정적이기보다는 부정적 뉘앙스를 지니고 쓰이는 이 말은 도대체 어디에서 연유한 것일까. 왜 46 개띠도 아니고 70 개띠도 아니고, 그렇다고 57 닭띠도 59 돼지띠도 아닌 ‘58 개띠’만이 유독 출생연도와 띠를 결합한 별칭을 지니게 되었을까.

병술년 개띠 해(아직 음력 설이 지난 것은 아니지만)를 맞아 사회 각계에서 활동하고 있는 ‘58 개띠’ 27명이 자신들의 이야기를 한 권의 책에 담아 냈다. <58 개띠들의 이야기>(화남)에 필자로 참여한 이들의 면면은 다채롭다. 가수 겸 방송 진행자 임백천, 국회의원 정병국, <조선일보> 문화부장 김광일, 판화가 류연복, 국립암센터 책임의사 서홍관, 단국대 교수 오민석, 공평아트센터 관장 김상철씨를 비롯해 이재무·이승철·박상률·이대환·임영태씨 등 문인들이 두루 망라됐다.

“전통 농경사회의 끄트머리 세대”(김상철)인 이들은 ‘중단 없는 전진’과 ‘나는 공산당이 싫어요’라는 구호가 지배하던 반공·개발주의 시대에 학교를 다녔으며, 서울을 비롯한 대도시에서 고교 입시가 평준화로 바뀐 ‘뺑뺑이 세대’이기도 하다. 대학 시절에는 통기타와 맥주의 낭만도 있었지만 군사독재에 대한 저항이라는 시대적 책무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그리고, 사회 진출. 개발주의의 세례를 받은 세대답게 각자의 분야에서 열심히 땀 흘려 일해온 이들은 어느새 사회의 중추로 자리잡았지만 동시에 언제 ‘퇴출’될지 모르는 위태로운 사다리 위에 올라 서 있는 형국이다.

17일 저녁 서울 충무로의 한 음식점에서 열린 출판기념회에는 필자 가운데 절반 남짓한 이들이 모여 ‘인생 동기동창회’를 열었다. 소설가 이경자씨와 시인 강형철씨 등 ‘심정적 58 개띠’들도 동참해 격려했다.

시인 이재무씨는 “우리가 스스로를 ‘58 개띠’라 부를 때는 동류의식과 피해의식이 결합된, 일종의 자기연민의 느낌을 담게 된다”고 말했다. 소설가 정영희씨는 “대학에서 미술을 전공하고서 글을 쓰다가 지금은 역술원을 하고 있는 내 인생 자체가 58 개띠의 사나운 팔자를 대표하는 것 같다”고 술회했다. 시인이자 출판인인 이진영씨도 “58 개띠라는 게 항상 슬프고 힘들었는데 오늘 이 자리에 와 친구들을 만나니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책을 낸 출판사 대표이며 그 자신 필자로 참여하기도 한 방남수씨는 “재작년 복중에 동갑 친구들과 개고기를 먹다가 농담처럼 꺼낸 얘기가 이처럼 한 권의 책으로 엮이니 감회가 깊다”고 말했다.

글·사진 최재봉 문학전문기자 b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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