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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방송·연예

‘사랑의 리퀘스트’ 18일 400회…ARS 후원금 8년간 503억원

등록 2006-02-16 18:41수정 2006-02-16 18:43

나눔과 기부문화 앞장
이 프로그램에 나오는 안타까운 사연들은 티브이를 지켜보는 사람들을 참 슬프게 만든다. 우리 사회의 허술한 사회안전망을 원망하기도 한다. 한편으로는 이들을 도와주려는 사람들이 참 많다는데 희망을 걸어 보기도 한다. 안타까운 마음에 채널을 돌려버리는 사람도 있다.

오는 18일 400회를 맞게 되는 한국방송 1티브이 <사랑의 리퀘스트>가 그 프로그램이다. 소년소녀가장, 장애인, 어려운 환경 속에서 희귀 질환이나, 백혈병, 암 등 난치병으로 고생하는 이들의 사연을 매주 토요일 저녁 생방송을 통해 소개한다.

1997년 10월 처음으로 전파를 탄 이 프로그램은 매주 한 회 평균 1억원을 모으고 있다. 1월31일 현재 그동안 모은 후원금은 503억원으로, 3만658명의 사람들에게 460억원이 지원됐다. 후원금의 상당수는 시민들이 전화번호를 꾹꾹 눌러 1천원의 성금을 전달하는 자동응답전화(ARS)를 통해 모은 돈이다.

400여회를 하면서 훈훈한 사연도 많았다. 2002년에는 실향민 고 강태원씨가 한 평생 모은 재산 200억원을 기탁해 ‘케이비에스 강태원 복지재단’이 그해 연말 출범했다. 지난달 11일에는 올해 예순살의 이남림씨가 40여년 전부터 서울 남대문 시장에서 볼펜과 안경장사를 하며 힘들게 모은 30억원을 쾌척하기도 했다.

사랑의 리퀘스트로 희망을 얻은 사람도 많아졌다. 98년 7월17일 전파를 탄 차미란씨는 하반신을 쓰지 못하는 어머니와 열악한 반 지하에서 생활하고 있었다. 방송이 나간 뒤, 주거안정자금을 지원받아 임대주택으로 옮기게 됐고 현재 서울예술대학교 극작과에 재학 중이다. 지난해 1월29일 방송된 조재선(13)양은 어머니가 숨진 뒤 아버지의 무관심 속에 오빠와 함께 외할머니 집에서 살고 있다 뇌출혈을 일으켰으나 수술비를 마련하지 못했다. 방송에 나간 뒤 병원의 협조로 병이 많이 호전돼 학교에 다니고 있다.

전진국 예능2팀장은 “아이엠에프로 가장 힘들었을 때인 98년에 모금액이 가장 많이 모였는데 우리나라 국민들의 이웃에 대한 남다른 사랑을 깨닫게 됐다”고 말했다. 전 팀장은 “지난 100회 특집 때 ARS를 가장 많이 누른 사람을 찾았는데, 주인공은 장애인 아들을 둔 조그마한 분식집 주인이었다”며 “자신이 경험했던 아픔을 간직하는 서민들이 푼푼이 낸 ARS 후원금이 가장 많다”고 덧붙였다.

후원금을 누구에게 어떻게 쓸지에 관해서는 사회복지 관계자, 방송인, 의사, 공무원, 법조인 등으로 꾸려진 후원금운영위원회가 매월 한차례 회의를 열어 결정한다.

사랑의 리퀘스트는 더불어 사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나눔과 기부문화에 앞장 서 왔다는 평가를 받아오고 있다. 하지만 너무 물질적인 지원에만 주력해 지역사회 연계, 사후 관리·지원 등이 약하다는 비판도 함께 받고 있다. 제작진이 겸허히 받아들여야 할 지적이다.


400회에선 그동안 프로그램을 통해 지원을 받은 대상자들의 현재 모습을 소개한다. 파키스탄 재난구호 장면, 조혈모세포 기증 캠페인, 연해주 고려인에 대한 지원 등의 내용도 담았다.

정혁준 기자 ju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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