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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방송·연예

좀더 문제아 스럽게 거칠게 굴어봐, 레디 큐

등록 2006-02-23 17:55

‘반올림#3’ 촬영현장

조용하고 진지했다. 지난 2월19일 인천경인여자고등학교에서 진행된 한국방송 2텔레비전 성장드라마 <반올림#3>의 첫 촬영 현장은 공개 오디션으로 뜨겁던 이전 분위기와는 사뭇 달랐다. 대부분 이 드라마에서 처음 배우가 된 출연진들은 아침 일찍부터 운동장 구석에서 대본 연습에 여념이 없었다. “촬영 전후에는 이야기를 많이 하지만 촬영에 들어가면 집중한다. 긴장하기 때문에 자칫 흐름을 놓치거나 대사를 잊어버릴까봐 아직은 집중하고 많이 외워야 한다”는 것이 신인 배우들의 각오이다. 극중 공윤 역을 맡은 서민우는 마지막 장면을 찍기 위해 하루 종일 대본을 들고 대기하고 있었다. 이 드라마로 처음 배우가 된 서민우는 “배역을 사랑하고 내 것으로 만드는 일이 가장 어려웠다”고 첫 촬영 소감을 밝혔다.

<반올림#3>은 1, 2편과는 달리 남자의 시선에서 청소년을 바라본다. 행정 착오로 문제아반에 들어간 박이준이 그들과 생활하며 겪는 이야기가 큰 줄거리를 이룬다. “우리가 아이들을 문제아라 구분하는 건 제도일 뿐, 알고 보면 모두 성장하고 있는 아이들임을 말하고 싶다”는 최세경 피디는 “남학생들의 심리 묘사와 상상력을 십분 활용해 드라마 전체의 분위기를 밝게 만들어 갈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제작진은 “남자들의 시선, 문제아들의 에피소드들이 많다 보니 전작에 비해 카메라가 좀 더 역동적으로 움직인다”며, “그것만으로도 전체적인 분위기가 전편들과 달라진다”고 덧붙였다. 과연 이날 촬영에는 문제아들의 상징인 오토바이가 수시로 등장하고, 카메라는 그들을 쫓느라 바빴다. 하지만 ‘성장’을 담은 카메라는 분주하기보단 진득했다. 장면 장면이 청소년기의 경험을 살려 즉석에서 제안되기도 해 여느 드라마보다 더 섬세하게 촬영됐다. 1분도 채 안들어갈 장면이 1시간 넘게 이어졌다.

<반올림#3>은 그동안의 청소년 드라마처럼 문제아들을 계몽하려 하진 않는다. 아이들은 서로가 영향을 주고받으면서 스스로 변해간다. 안내상이 맡은 극중 선생님이 대립과 강요의 상징이 아닌 대화의 주체로 나온다는 점에선 로빈 윌리엄스 주연의 <죽은 시인의 사회>를, 문제아들을 무겁지 않고 유쾌하게 그려낸다는 점에선 일본 드라마 <고쿠센>을 닮았다. 박이준 역을 맡은 배우 서준영의 실제 나이는 스무살이지만 “3년 전의 나를 연기한다. 그때 어른들에게 가진 불만과 대상없는 분노를 떠올리다 보면 결국 문제아는 누구나 거치는 시기라고 생각한다. 내 공감을 전달하고 싶다”고 말했다.

남지은 기자 myviolle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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