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빚 갚기’ 해결사로 나선 ‘남재벌’
개그맨 남희석이 29일 저녁 7시5분에 방송하는 에스비에스 파일럿(시험제작) 프로그램 <체인지 업! 가계부>(연출 전수진, 김경남)의 진행을 맡는다. <체인지업! 가계부>는 가계빚이 매달 100만원이 넘는 가족의 신청을 받아 그들에게 절약과 재테크 노하우 등을 알려주는 문제해결 프로그램이다. ‘남재벌’이라는 그가 경제 문제를 안고 있는 가족의 어려움을 풀어주는 해결사로 나선 것이 이채롭다.
요즘 오락 코미디 프로그램에서 얼굴을 볼 수 없었던 남희석은 2003년 11월부터 잃어버린 가족을 만나게 해주는 문화방송 <꼭 한번 만나고 싶다>, 올해 3월18일부터는 한국방송2 <가치대발견 보물찾기>와 같은 교양 프로그램들을 진행하고 있다. 4월9일 첫 방송하는 한국방송2의 리얼리티 쇼 <서바이벌 스타 오디션>의 진행자로도 나설 예정이다. 그는 여러 프로그램을 하고 있지만, 특히 “3년간 맡아온 <꼭 한번 만나고 싶다>에 애착이 간다”고 말했다. “눈물을 알고 웃음을 알아야지, 하는 생각을 하게 한 프로그램입니다.” 녹화 때마다 애절한 사연에 눈시울을 붉힌다는 그는 “제작 스태프들도 모두 울면서 촬영할 때가 자주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여기에서도 개그맨의 피는 숨길 수 없다. “대부분 편집되지만 출연자들이 나오면 한번은 꼭 웃겨드려요.” 튀지 않고, 모나지 않게 진행하는 법을 배운 것도 이 프로그램이라고 덧붙였다.
1991년 제1회 대학개그제로 데뷔한 그는 이제 16년차 개그맨이다. 7년의 무명 시절을 보내고 <좋은 친구들>을 통해 “빠라바라밤” 유행어를 만들며 정상에 올랐지만, <색다른 밤>으로 저질 방송이라는 비난을 받고 안면근육마비에 걸리는 등 시련의 시기도 있었다. 그는 “이제는 화려한 인기보다는 소소한 인기가 좋다”며 “36살의 제 나이 또래들이 이해할 수 있는 자연스러운 웃음을 주고 싶다”고 방송인으로서의 마음가짐을 밝혔다. 물론 본업인 코미디 연기를 ‘장기 휴업’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꽁트 개그맨으로 출발해 ‘봉숭아 학당’이 최종 학력이라는 점을 늘 마음에 담아두고 있다”는 그는 어느 프로그램에서든 어눌하지만 기발한 애드리브를 보여주는 ‘남희석표 개그’ 를 잘 살리는 것이 희망이라고 전했다. 또 올 봄 새로 시작하는 <체인지 업! 가계부>와 <서바이벌 스타 오디션>을 통해 앞으로 자신의 코미디에 담을 소재들을 발굴해 저축해 놓을 계획이다. “10년 뒤에는 <전국노래자랑>을 맡고 싶어요. 이렇게 말하니, 꼭 적금 붓는 것 같네요.” 그가 생각하는 먼 미래도 역시 소박하지만, 정답다.
글 허윤희 기자 yhher@hani.co.kr , 사진 정용일 기자 yon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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