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0년대산 액션의 추억
황혼의 검객(교 밤 11시)= 한국 액션영화의 대부라고 불리는 정창화 감독의 1967년 연출작. 젊은 영화팬들에게는 2003년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열렸던 정창화 특별전을 통해 알려진 영화다. 남궁원, 윤정희, 허장강 등 당대 최고의 인기배우들이 출연했다.
할리우드 서부영화의 이야기 구조를 조선시대 사극에 접목시킨 작품으로 당시 다른 영화들이 시도하지 않았던 ‘플래시백’(장면의 순간 전환을 반복하는 기법)을 시도해 한국 액션영화의 새로운 미학을 보여주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숙종 초 장희빈의 오빠 장희재 일당의 우두머리격인 오기룡(허장강)은 온갖 횡포로 양민을 괴롭힌다. 인현왕후가 폐위로 축출되자 태원(남궁원)은 아내 향녀(윤정희)와 함께 왕후를 보호하려 하지만 장희재의 서슬에 고초를 겪게 된다. 훗날 비운이 검객이 된 태원의 나레이션으로 이야기가 전개되며 인현왕후를 암살하려던 장희빈 측근의 음모와 연모하던 여자를 태원에게 빼앗겼던 오기룡의 복수극이 맞물려 돌아간다. 태원과 오기룡의 결투장면은 60년대 영화라고 생각하기 힘들만큼 기술적인 완성도를 보여준다. 19살 이상 시청가.
김은형 기자 dmsgu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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