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주말극 ‘진짜진짜 좋아해’로 첫 주연 활약 이민기
문화방송 주말 연속극 <진짜진짜 좋아해>(작가 배유미, 연출 김진만 토·일 밤 7시55분)에서 데뷔 뒤 처음으로 주연을 맡은 이민기를 지난 2일 강남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그는 지난 2004년 <드라마 시티>로 데뷔한 뒤 이듬해 <굳세어라 금순아>의 시동생 역으로 문화방송 연기대상 신인상을 수상했다. <베스트 극장> 등에 출연했지만 단막극을 제외하곤 <굳세어라…>와 <레인보우…>가 전부다. 그런 그가 데뷔 1년 만에 주인공을 꿰찼다. 한창 들떠 있을 그에게 소감을 묻자 의외의 답이 돌아왔다. “처음엔 안한다고 했습니다. 아직은 제 연기가 함량미달이라고 생각하기에 욕심을 내고 싶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10회가 방영된 지금은 <굳세어라…> 땐 꿈도 못 꿨던 애드리브를 할 여유가 생겼다.
그는 이 드라마를 하면서는 처음으로 진실한 감정을 표현해야 할 때가 가장 어려웠다고 했다. “극중 봉순(유진)이가 돌아가신 할머니를 생각하며 눈물을 흘리는 장면이 있습니다. 그 모습을 보고 봉기가 어머니가 돌아가셨을 때의 자신을 떠올리며 위로해야 하는데 진심이 나오지 않아 고생했습니다. 여러 번 다시 찍었지만 감정은 제대로 잡히지 않았고, 결국 감독님께 더 이상 찍어도 소용없을 것 같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얼마나 진정성 있는 연기를 보여주느냐가 그의 최종적인 연기 목표라고 한다.
그래서 그는 연기학원을 다니지 않는다고 했다. 스스로 모든 걸 터득해 제 색깔을 찾고 싶기 때문이라고 했다. “연습을 할수록 연기할 때 진심이 사라지는 것 같습니다. <굳세어라…> 때는 대본을 끼고 살았지만 오히려 그게 나를 가둔 것 같습니다.” 하루에도 수십명씩 신인이 나오는 ‘이 바닥’에서 그의 생각은 무모하게까지 보인다. 하지만 스스로 터득해 데뷔 1년도 안되어 주인공을 맡은 걸 보면 그가 어떤 노력을 했을지 짐작된다. “학원에서 1주일이면 배울 것을 2달, 3달이 걸려 알게 되니 남들보다 한 템포 늦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걱정되진 않습니다. 마음이 가는대로 자연스럽게 연기를 하고 싶습니다.” <베스트 극장-태능선수촌>은 그에게 그런 가르침을 준 작품이라고 한다. 예전에 비해 자신을 믿게 됐다는 그는 단막극을 많이 해 다양한 연기를 해 보고 싶다고 했다.
연예인이 아닌 배우가 되고 싶다는 그는 하루에도 수십번 자신이 있다가 없다가를 반복하지만 그래도 배우라는 직업이 좋다고 말한다. “잘하고 있는건지는 모르겠습니다. 시청률이 오르고 반응이 좋다고 잘하는건 아니니까요. 하지만 내 스스로가 100% 나를 믿는 연기를 할때까지 최선을 다해 연기하겠습니다.”
남지은 기자 myviolle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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