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TM 방영 ‘드림팀’ 작품성 높고 실감나 눈길
월드컵 바람을 타고 온 정통 축구 드라마 한편이 주목받고 있다. 지난 31일 첫 방송이 나간 위성케이블채널 엑스티엠의 〈드림팀〉(수·목 저녁 8시50분)이다. 〈드림팀〉은 축구의 종가 영국의 스카이온에서 9년째 방영중인 장수 드라마다. 1997년 시작한 뒤 현재 9시즌이 전파를 타고 있다. 시청자들이 자발적으로 홈페이지를 만들어 시즌별 최고 선수를 선발하는 등 자국내 인기가 높다. 작품성도 인정받았다.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스포츠 프로그램을 선정하는 ‘빅터 어워드’(1997, 1998)에서 두 차례 최우수 스포츠 픽션상을 수상했고, ‘위성·케이블&디지털 어워드’(1998, 1999, 2001)와 ‘브로드캐스트 어워드’(2001)에서 최우수 다채널 프로그램상을 받기도 했다.
드라마의 무대는 영국 명문 축구단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팀을 모델로 만든 하체스터 유나이티드라는 가상의 축구팀이다. 시즌마다 1억장 이상의 표가 팔리는 축구 리그를 둔 나라에서 축구 영화, 드라마, 잡지는 월드컵과 상관없이 가장 잘 팔리는 콘텐츠다. 그러나 그만큼 전문적인 축구 지식과 재미를 가져야 한다. 독일 월드컵을 앞두고 봇물 터진 월드컵 영화, 다큐멘터리에 맞서 별다른 눈길을 끌지 못하다 방영 4회 만에 입소문을 탄 이유도 전문성에 있다. 영국 프리미어 리그의 실제 경기 장면이 삽입되고 선수 교환, 연습, 부상, 고뇌까지 실제 선수들의 모습을 떠올리게 하는 등 실감나는 축구 장면이 이 드라마의 강점이다. 극중 경기마다 전문 해설과 분석이 곁들여지고 프리미어 리그 안팎의 이야기가 드라마에 녹아 있다. 축구 드라마답게 매 시즌 주조연만 30명에 이른다. 주인공 칼 플레처를 중심으로 모든 주조연이 각자의 사연을 가지는 것도 박진감 넘치는 드라마에 재미를 불어넣는 요인이다.
〈드림팀〉은 신인 배우가 스타로 거듭나는 장소이기도 하다. 8시즌까지 주인공을 맡은 테리 켈리는 이 드라마로 2001년 영국 최고의 코미디 드라마인 〈마이크 바세트: 잉글랜드 매니저〉에 출연했고, 〈퀴어 애즈 포크 2〉에서 미키 스미스로 출연했던 클린턴 케니언도 이 드라마 출신이다. FC 바르셀로나의 사뮈엘 에투와 뉴캐슬 유나이티드의 알베르트 루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앨릭스 퍼거슨 감독 등 실제 축구 선수와 더스틴 호프먼, 제니퍼 로페즈 등 할리우드 스타들도 깜짝 등장한다.
물론, 영국 프리미어 리그의 이름을 빌려 자국의 축구 우월성을 과시하는 인상을 주고 축구의 사실성에 치우친 나머지 등장인물의 이야기가 친절하게 소개되지 않는다는 반응도 있다. 그러나 전문 스포츠 드라마의 성공은 텔레비전 콘텐츠의 다양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남지은 기자 myviolle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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