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여자와 두 남자의 질투 둘러싼 심리
질투는 나의 힘(M 밤 0시55분)=영화집단 청년에서 활동했고 홍상수 감독의 조감독을 거친 박찬옥 감독의 첫 장편 연출작. 2002년 가장 많은 주목을 받은 데뷔작으로 그해 로테르담영화제에서 대상을 받았다. 질투라는 감정적 매개를 통해 사람 사이의 미묘한 역학관계를 매우 섬세하면서도 단호하게 그려낸 수작이다.
대학원생 원상(박해일)은 여자친구를 빼앗아간 유부남 한윤식(문성근)이 편집장으로 일하는 문학잡지사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게 된다. 질투와 분노, 호기심이 뒤섞인 감정으로 한윤식의 주변을 얼쩡거리던 원상은 프리랜서 사진작가를 하는 성연(배종옥)과 함께 일을 갔다가 그 여자에게 끌린다. 그러나 이번에는 한윤식이 성연에게 접근하고 둘은 밤을 보내는 사이로 발전한다. 그런데 윤식을 질투할수록 원상은 점점 더 자신과는 정반대인 그의 사회적 조건과 유들유들하고 뻔뻔한 성격 등 모든 것에 매혹되고 윤식의 세계로 점점 더 깊숙이 들어가게 된다. 가능성 있는 배우 박해일의 존재를 충무로에 알린 영화다. 15살 이상 시청가.
김은형 기자 dmsgu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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