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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방송·연예

연예계 비밀, 조사하면 다 나와

등록 2006-07-26 19:43수정 2006-07-26 22:43

핑크 원피스에, 슈퍼맨 복장에
정신없이 놀다보니 “웃기는 놈 다 됐다”
비밀 끄집어내는 게 걱정도 됐지만
“재미있다고 서로 넣어달라네요”
KM ‘재용이의 순결한 19’ 진행 정재용

〈재용이의 순결한 19〉(케이엠 수 오후 5시30분)는 연예계에 암암리에 오고가던 ‘엑스파일’을 표면 위로 끄집어낸다. 성형수술로 ‘용’된 여자연예인의 순위를 매기고, 연예계에 떠도는 소문들을 정렬시키기도 한다. “저러다 매장당하는 거 아닐까?” 보는 이가 더 애탈 만큼 아슬아슬하게 곡예를 넘는다. 그 중심에 디제이 디오시, 정재용이 있다.

“처음엔 가요순위 프로그램인 줄 알았어요. 피디와 작가를 만나보니 다 나처럼 정신이 하나도 없는 게, 코드가 맞더라고요. 뭔가 평범하진 않겠구나 싶었죠.” 이하늘, 김창렬 두 멤버에 비해 ‘그나마’ 얌전했던 그가 뜻밖의 입담으로 프로그램이 자기 색깔을 내는 데 일조했다. ‘물 만난 고기’처럼 기량을 펼치는 그를 두고 ‘재발견’이란 평가가 나오기도 한다.

처음엔 이래도 되는 걸까, 걱정도 됐다. 동료들의 숨기고 싶은 이야기를 끄집어낸다는 게 썩 개운치는 않았다. 그러나 데뷔 14년. 세월 따라 연예계도 변했다. “예전 같으면 기획사에서 항의하고 난리도 아니었을 텐데, 지금은 오히려 재미있다고, 넣어달라고도 하세요.” 심증만 갖곤 사실화하지 않는다는, “지킬 건 지키는 정신”도 한몫했다.

별다른 무대장치 없이 달랑 테이블 하나 두고, 현장에서 나오는 생생한 애드리브로 프로그램을 이끈다. 녹화시간은 대략 5시간. 혼자서 모든 걸 만들어 가다 보니까 땀이 비오듯 쏟아진다. 매회 갖은 분장에 쉴새없이 말을 쏟아내야 하는 탓에 프로그램이 끝나면 ‘녹다운’이 된다. 그래도 즐겁기만 하다. “솔직히 뭘 하고 왔는지 집에 가면 생각이 안 나요. 정신없이 놀다 온 기분이에요.” 저예산 프로그램을 지향해 매니저까지 동원되어 소품도 직접 날라야 하지만 “내 이름 걸고 하는 프로그램인데 당연한 거 아니냐”고 반문하는 그의 눈에 프로그램에 대한 열정이 가득해 보인다.

핑크 원피스에, 슈퍼맨 복장에 온갖 변장도 서슴지 않는다. 조연출과 정체를 알 수 없는 콩트도 펼치고, 작가에게 방송 중에 ‘변태’라고 부르기도 한다. “고생하는 스태프들을 부각시키고 싶은 의도”가 담겼지만, 강도가 센 탓에 편집의 손길은 반드시 필요하다. “하고 싶은 대로 그냥 다 해요. 편집할 때 알아서 수위조절을 해주니까.”

“나를 무표정하게 쳐다보던 사람들이 이젠 웃으며 본다”며 “웃기는 놈이 됐다”고 농을 건네는 그는 지금도 ‘빈 라덴’ 분장을 하고 신나게 놀고 있을 거다.

글 남지은 기자 myviollet@hani.co.kr


사진 정용일 기자 yon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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