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생방송 오늘 아침’, 그릇된 연예인 문화 해부
문화방송 〈생방송 오늘 아침〉 기획시리즈 ‘집중취재, 연예인!’(8월 21일~25일, 아침 8시30분)은 공공연한 비밀이었던 연예인들의 그릇된 문화를 수면 위로 끄집어냈다. 그중 22일 방송하는 ‘출연료 2천만원 시대-고액개런티 실체를 밝힌다’편은 방송가에서 가장 민감한 주제인 출연료 문제에 초점을 맞췄다.
얼마 전 문화방송에서 시작하는 드라마에서 주연을 맡은 배우가 1회에 2천만원의 출연료를 받아 화제가 된 일이 있다. 그런데 제작진은 외주제작사에서 제작하는 드라마에서는 2천만원은 기본적인 출연료가 된 지 오래며, 1회 출연료로 1억원을 요구하는 연예인들도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연예인 고액 출연료 실태를 취재했던 이동기 피디는 “방송사는 드라마 제작사에 1회 8천만~9천만원의 제작비를 지급하는데, 톱스타들은 1회 3천만~4천만원의 출연료를 요구하는 상황이어서 주연들의 출연료가 제작비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고 했다. 출연료 비용이 지나치게 높다 보니 드라마에 등장하는 가족수를 줄이거나 간접광고를 남발해 제작비를 충당하게 되며, 결국 시청자들이 톱스타를 보려면 천편일률적인 소재나 부실한 전개를 감수해야 하는 구조라는 것이다.
이 피디는 “시청률을 위해 톱스타 위주로만 드라마를 편성하다 보니 연예인 출연료는 점점 높아지고, 드라마 제작 환경은 더욱 열악해지는 악순환이 거듭되고 있다”는 외주제작사 쪽의 목소리를 전했다. 김종학 프로덕션의 박창식 이사도 프로그램에 나와 “드라마가 최고 시청률을 기록해도 제작사가 손해를 보는 상황이라 이대로라면 1~2년을 넘기지 못한다. 자멸하기 전에 케이블채널과 손을 잡아야 한다는 이야기가 많다”고 말했다.
연예인들의 명품밝힘증(21일), 공짜 성형수술(23일), 협찬으로 집고치기(24일)처럼 고액출연료도 방송가에 이미 고질적인 관행이다. 더 늦기 전에 출연료 상한선을 정하자는 목소리가 커지지만, 명품이든 드라마든 가장 효과적인 마케팅 수단인 스타를 확보하려는 업체들의 출혈경쟁이 계속되는 한 헛말에 그치기 쉽다.
근본적인 대안은 연예인이 아니라 드라마 제작구조의 개선이라는 것이 제작진의 주장이다. 이동기 피디는 취재 과정에서 고액출연료의 대안이 될 만한 사례로 드라마 〈궁〉이 자주 거론됐다고 했다. 위험을 무릅쓰고 신인배우를 기용해 연출과 기획으로 높은 시청률을 얻었다는 것이다. 그는 “480개 제작사가 몇몇 스타들을 모셔오기 위해 경쟁적으로 연예인 몸값을 높여놓고 이제 와서 ‘스타권력화’만 탓할 수 없다”며 “결국 대본, 연기자, 연출이 고루 발전하는 사전제작제가 안착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그늘이 있으면 빛도 있기 마련. 25일에는 부의 환원이나 봉사 등으로 사회에 기여하는 연예인들의 모습을 담는다.
남은주 기자 mifoco@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