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랑(왼쪽) 스팀보이(오른쪽)
<극장판 애니 전문채널>
일본 지브리 작품 독점방영
‘인랑’ ‘스팀보이’ 개국특집
일본 지브리 작품 독점방영
‘인랑’ ‘스팀보이’ 개국특집
9월1일 개국한 채널 애니박스는 극장판 애니메이션 전문 채널이다. 5월1일 개국한 애니맥스에 이어 올해에만 두개의 애니메이션 전용 채널이 스카이라이프를 통해 새롭게 방송된다. 더구나 이들 채널 모두 기존 아동용 애니메이션 채널과 차별화를 선언하며 성인·애니메이션 마니아 층을 노린 애니메이션 전문 채널을 표방했다.
“10대뿐 아니라 20대까지 아우르는 애니메이션 채널”을 선언했던 애니맥스에 이어 애니박스는 아예 “성인용 애니메이션만을 방영하는 시간대를 두겠다”고 밝혔다. 또한 애니맥스는 소니픽처스 텔레비전인터내셔널과 손을 잡았고, 애니박스는 일본 지브리 스튜디오의 극장판 애니메이션들을 독점방영할 예정이다. 애니박스는 개국 특집작으로 〈이노센스〉 〈스팀보이〉 〈인랑〉 〈시티 헌터 스페셜〉 등 유명한 극장판 애니메이션을 연속 방송해 주도권을 잡겠다는 계획이다.
애니메이션 방송에서 성인 대상으로 공격적 투자를 해나가는 건 “한국 애니메이션 시장이 변하고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애니맥스 마케팅팀의 유진희씨는 “십대 후반 이상의 애니메이션 마니아들이 애니메이션 산업의 얼리 어답터”라고 말했다. “국내에 방영되기 전에 이미 일본 애니메이션 작품과 시청률, 성우들까지 줄줄 꿰고 있는 한국 애니메이션 마니아들이 인터넷에 올리는 평가와 동호회 활동이 애니메이션의 성패를 좌우한다”며 “초등학교 고학년만 돼도 이들이 보는 애니메이션을 따라잡고 싶어한다”고 말했다. 대원디지털 방송 이제승 피디도“일본 애니메이션 마니아 시장은 20만명, 200억엔으로 가장 큰 시장을 형성하고 있으며, 애니메이션 특성상 100만명 1000억엔의 시장인 만화, 61만명 640억엔의 게임 등으로 빠르게 퍼져나가는 등(일본 노무라연구소 2004년 보고서) 애니메이션 마니아들이 산업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며 “이런 경향은 곧 한국에도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한국에서 ‘일본 애니메이션’으로 모인 동호회는 포털 사이트 다음에서 190개, 네이버에서 700개 정도에 이른다.
그러나 한국에서 성인용 애니메이션 채널의 성공을 장담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투니버스를 비롯한 기존 아동용 애니메이션 채널들은 “성인용 애니메이션 채널은 판권 확보에 들이는 비용에 비해 수요가 크지 않다”며 회의적이다. 어린이들에 비해 충성도가 떨어지는 시청자들이며, 광고주도 많지 않다는 것이다. 애니맥스 유진희씨는 “국산 애니메이션을 30% 이상 방영해야 한다는 규정이 있는데, 한국 애니메이션은 대부분이 아동용이어서 순수한 성인 애니메이션 채널로 운용하기는 어렵다”는 점을 장애요인으로 지적했다.
남은주 기자 mifoc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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