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남북합작 특집다큐 오늘 방송…보덕굴 등 첫 공개
국내에서 처음으로 금강산 전역을 밀착취재한 다큐멘터리가 전파를 탄다.
문화방송은 남북한이 함께 만든 특집다큐멘터리 〈최초 공개 금강산의 여름〉을 5일 오후 3시10분에 내보낸다. 지금껏 한번도 공개된 적 없는 내금강 등 금강산의 절경과 문화유산이 소개된다. 미디어쿨코리아 양경숙 피디는 “신문과 방송에서 관광코스가 아닌 금강산 전체가 조망된 적은 없었다”고 밝히고 “분단의 상징이었던 금강산이 이젠 통일을 염원하는 온 국민에게 희망이 되고 있음을 느껴보길 바란다”고 말했다.
금강산은 계곡과 봉우리에 짙은 녹음이 깔려 신록의 경치를 볼 수 있다고 해서 여름에는 ‘봉래’라는 이름으로 불린다. 지난해 7·8월 두달간 촬영된 이 다큐멘터리에는 봉래산으로서의 천하 절경이 담겨 있다. 외금강, 내금강, 해금강에서 삼일포에 이르는 금강산의 명승지들을 여행하듯 따라가고, 구룡연의 전설과 금강산 팔천여 전설을 찾아 이동하며 구룡폭포, 박연폭포의 절경을 훑어내리는 풍경들 사이로 촘촘히 박아놓는다. 조선 초엽 심산유곡마다 108개의 사찰과 암자가 있었다는 불교문화의 흔적은 북한 영화배우 오현희가 안내한다. 신계사터, 정양사, 발연사 등 이름난 사찰과 백화암터의 서산대사 부도 같은 불교 유적지의 유래를 더듬으며 분단이라는 특수 상황 속에서 잊혀가는 우수한 불교문화의 의미를 되새기려 한다. 양 피디는 “구석구석 손길이 닿아 완벽하게 보존된 점이 가장 놀라웠다”고 말했다.
프로그램이 방영되기까지는 꼬박 3년이 걸렸다. 2003년 10월 신양고려민족문화연구원을 거쳐 북한 촬영팀 녹화편집사에 의뢰서를 제출했는데 2005년에 와서야 겨우 허가를 받았다. 우리 팀이 기획과 콘티를 맡고, 북한이 촬영을 했지만 서로 의견이 달라 콘티를 수정하는 데만 1년 반이 지나갔다. 양 피디는 “우리는 세부적인 곳을 보고 싶어하지만 북한에서는 예쁜 곳만 보여주고 싶어하더라”고 했다. 처음으로 공개된 보덕굴도 컴컴한 굴 안에 돌 하나 있는 걸 굳이 왜 보겠냐는 식이라고 한다. “특별한 제재는 없었지만 설명하는 게 힘들었어요. 일부러 화면을 흔들리게 찍는 촬영기법은 이해를 못해서 아마 프로그램이 역동적이진 않을 겁니다.”
“반세기가 넘게 일반인의 출입이 통제되어 베일 속에 가려져 있던 내금강 구석구석을 고화질(HD) 다큐멘터리로 만들 계획도 갖고 있다”는 양 피디는 이 프로그램이 남북한 공동취재가 많아져 방송의 이질감이 없어지는 시발점이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남지은 기자 myviollet@hani.co.kr, 사진 문화방송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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