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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학생들 유기농 식단뒤 통증 사라져
“합성세제·플라스틱 용기 등이 요인”
“합성세제·플라스틱 용기 등이 요인”
10일 ‘SBS스페셜’ 2부작 막올라
10일 밤 11시5분에 방송하는 〈에스비에스 스페셜〉 ‘환경호르몬의 습격-우리 아이가 위험하다’(2부작·연출 유진규)는 환경호르몬과 여성 질환의 상관관계를 밝히는 충격적인 보고서다.
지난 6월 서울과 경기도 중고등학생 1400명을 대상으로 생리통의 정도를 조사했더니 생리통 때문에 결석을 할 정도로 일상생활을 할 수 없다는 응답자가 27%였다. 생리 기간에 진통제를 항상 복용하는 학생들이 35%로 나타났고 이들을 대상으로 중앙대학교병원 산부인과 이상훈 교수팀과 검사를 했더니 30%가 자궁내막증에 걸려 있었다. 유진규 피디는 “초음파 검사에서 다들 물혹이 발견됐다. 혹이 생기려면 10년 이상이 걸리는데 생리를 시작한 지 3~4년 된 여학생들에게 이런 증상이 나타난 건 빠른 속도로 병이 진행되었다는 얘기”라고 말했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자궁내막증에 걸린 학생들의 혈액·소변 검사에서 프탈레이트, 노닐 페놀 등 환경호르몬이 검출됐다는 것이다.
부산대 약대 김형식 교수는 쥐 실험을 통해 여성호르몬 에스트로겐과 유사한 환경호르몬이 자궁내막증 같은 부인과 질환을 일으킬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았다. 배란기에 자궁내벽을 두껍게 하는 에스트로겐이 많으면 생리통이 생기는 데 환경호르몬에 에스트로겐과 유사한 물질인 제노 에스트로겐 등이 많다고 한다. 환경호르몬을 연구하는 미국 ‘침묵의 봄’(사일런트 스프링) 재단에 있는 루델 박사, 〈도둑 맞은 미래〉의 저자인 테오 콜본 박사도 여성 질환을 일으키는 주범으로 환경호르몬을 지목했다. 이를 입증하기 위해 제작진은 생리통으로 고생하는 여학생들에게 플라스틱 용기와 합성세제를 쓰지 않고 유기농 음식과 정수된 물만을 먹도록 했다. 한 달 만에 학생들의 생리통이 감쪽같이 사라졌다.
유진규 피디는 “왜 부인과 질환을 앓는 어린 여자아이들이 이렇게 많아졌을까라는 의문에서 시작했다”며 “그 원인을 찾다보니 생각지도 않게 환경호르몬의 심각성을 발견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이 과정에 조사작업 6개월, 촬영 6개월 총 1년의 시간이 걸렸다. 그는 “플라스틱 용기, 합성세제 등 가정용품들이 환경호르몬을 일으키는 요인이다. 일례로 루델 박사의 실내외 환경호르몬 지수에 대한 연구에서 야외보다 실내에서 환경호르몬 지수가 더 높게 나왔다”고 전했다.
2부 ‘환경호르몬의 역습-현재시각 11시55분(가제)’(17일 밤 11시5분)에서는 환경호르몬으로 인해 가슴이 나온 1살짜리 성 조숙증 아이, 성기가 없이 태어난 남자 아이 등 충격적 사례를 살펴본다.
허윤희 기자 yhher@hani.co.kr, 사진 에스비에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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