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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방송·연예

연예인 부럽잖은 ‘인기 짱’ 경호원들

등록 2006-09-12 18:36

방송행사 경호 책임지는 ‘강한 친구들’…“관객 입장 때 가장 긴장”
9월8일 오후 5시 서울 동대문 두산타워 야외무대. 케이엠 가요프로그램 〈쇼 뮤직탱크〉 녹화 현장에 이어폰을 끼고 검은 정장에 넥타이를 맨 ‘무리’들이 서 있다. 경호업체 _강한 친구들의 안전요원들이다. 엠넷 〈엠 카운트다운〉, 와이티엔 스타 〈타워 스테이지〉 등 8개 프로그램을 맡고 있고 서울드라마어워드, 백상예술대상 등 굵직굵직한 방송 행사도 책임졌다. 이들을 진두지휘하는 김덕영(34) 실장은 긴장된 표정이다. 10년째 이 일을 하지만 돌발상황 때문에 한시도 마음을 놓을 수 없다. “무대에 갑자기 올라가고 술에 취해 노래를 부르겠다고 생떼를 쓰거나 행사장에 드러눕는 이들도 있습니다.”

연예인들이 출입하는 무대 입구 쪽을 맡은 박영애(26) 대리의 예리한 눈빛이 예사롭지 않다. 고등학교 때 아르바이트로 이 일을 시작한 그는 경호 경력만 8년째인 베테랑이다. 그동안 여자로서 겪어야 했던 ‘시련’도 있었다고 한다. “‘싸움 잘 해요?’ ‘대련 한번 해볼래요?’라며 치근대는 짓궂은 관객이 있었어요. 하지만 지금은 그런 사람들이 많이 줄었습니다. 제가 무서운가봐요.”

강한 친구들은 연예인에 버금갈 만큼 인기가 있다. 김 실장은 “98년에 팬 클럽이 생겼어요. 지방에 내려갈 때도 따라와 김밥을 사다주고 우리를 도와 관람객들의 줄을 세우기도 합니다. 팬레터도 보내고요”라고 말했다. 이제 해체 상태지만 9년째 꾸준히 연락을 하는 열성 팬들이 있다고 한다.

강한 친구들은 카메라 앵글 밖에서 무척 분주하다. “출연하는 연예인을 보호하고 주차장을 마련하는 일부터 관객들을 입장시키고 행사장을 지나가는 쇼핑객들의 안전까지 생각해야 합니다.” 그 과정에서 가장 신경을 곤두세우는 순간은 관객들이 입장할 때다. 늦게 온 사람이 앞쪽으로 끼어드는 등 자리 싸움이 치열해 자칫 잘못되면 압사 사고가 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들이 하는 경호일은 긴장의 연속인데다 고되다. 김 실장은 “3디 업종 중 하나예요. 출퇴근 시간이 일정하지 않고 보수도 적다 보니 몇달 하다 그만두는 경우가 꽤 있습니다”라고 전했다. 사람들을 통제하는 과정에서 욕을 먹기도 하는 등 스트레스를 받는 일도 종종 있다. 그러나 경호학과를 졸업하고 강한 친구들에 들어온 이광진(26) 대리는 “일이 끝난 후 ‘역시 ‘강한 친구들’이었다’ ‘덕분에 행사를 잘 마쳤다’라는 얘기만 들어도 힘이 납니다”라고 했다. 김 실장은 “관객과 출연진이 모두 즐거운 시간을 나누고 돌아갈 때 뿌듯해요”라고 말했다. “관객과 출연진 양쪽의 웃음소리, 숨소리를 다 들을 수 있습니다. 그 중간에 있을 수 있는 우리만의 특권이죠.”

글 허윤희 기자 yhher@hani.co.kr

사진 정용일 기자 yon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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