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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방송·연예

의학드라마 멜로중독 처방전 될까

등록 2006-09-13 19:59

사진 위는 일본의 의학드라마 ‘하얀거탑’의 장면, 아래은 미국 의학드라마 ‘ER’. 온미디어·시엔엔터테인먼트 제공
사진 위는 일본의 의학드라마 ‘하얀거탑’의 장면, 아래은 미국 의학드라마 ‘ER’. 온미디어·시엔엔터테인먼트 제공
‘구름계단’ ‘하얀거탑’ ‘종합병원 2’ 등
의학드라마 제작 줄이어
사실성·전문성 높이는 게 관건
멜로 일색 안방에 새 바람
한국에서도 의학드라마의 붐이 예고되고 있다. 9월18일 한국방송 2텔레비전에서 방영을 시작하는 〈구름계단〉, 내년 1월 문화방송의 〈하얀거탑〉, 3월 〈종합병원 2〉 등 6~7개의 의학드라마들이 쏟아질 전망이다. 편수도 많지만 의학드라마를 준비하는 제작진도 화려하다. 대중적 의학드라마의 효시라 할 만한 〈종합병원〉과 〈허준〉 〈주몽〉의 최완규 작가가 〈종합병원 2〉를, 드라마 〈짝〉 〈장미와 콩나물〉, 영화 〈국경의 남쪽〉의 안판석 피디가 〈하얀거탑〉을, 〈다모〉와 〈패션 70’s〉의 이재규 피디는 〈풀하우스〉 〈옥탑방 고양이〉의 민효정 작가와 함께 의학 드라마 〈이발사〉(가제)를 준비중이다.

대형사극에 이어 의학드라마의 경쟁으로 장르 드라마가 번성하리라는 기대가 드높다. 〈하얀거탑〉을 기획한 김종학 프로덕션의 배익현 피디는 “천편일률적인 멜로로 복제를 거듭하고 있는 우리의 상황은 1970년대 미국 드라마 위기상황과 비슷하다”고 말했다. “의학드라마로 위기감에서 돌파구를 찾고자 했다”는 것이다.

최완규 작가도 “2000년 에스비에스 〈메디컬센터〉 이후 방송가가 6년 만에 소재 고갈을 극복하기 위해 의학드라마를 붙잡았다”고 설명했다. 생과 사가 오가는 병원이라는 소재가 흥미로운데다 여러가지 의사와 환자 캐릭터를 통해 인간 본질의 문제에까지 효과적으로 접근한다는 점이 의학드라마의 미덕이다. 외국에서는 의학계의 이면을 파헤치거나(〈의룡〉 〈하얀거탑〉) 사회적 부조리를 드러내며(〈닙턱〉) 매회 소재를 달리하는 시추에이션 드라마 형식으로 소재와 형식의 자유로운 확장도 추구했다.

미국의 〈하우스〉 〈이아르(ER)〉 〈닙턱〉, 일본의 〈하얀거탑〉 〈구명병동〉 등으로 의학드라마에 맛들인 팬들과 드라마에 적극적인 의료계의 시선은 의학드라마의 자산이자 부담이다.

지난 7일 아주대학교 병원에서 열린 ‘한국 메디컬 드라마의 현재와 미래’ 심포지엄도 그 기대감을 반영하는 자리였다. 발표에서 호흡기내과 최창민 전문의는 병원 장면에서 곧잘 나왔던 잘못된 시술이나 뒤집힌 진단사진 같은 비전문적인 의료 장면을 지적하면서 “미국의 〈하우스〉처럼 정확한 의료정보가 있는 드라마를 만들어달라”고 말했다. 김성오 의협 총무이사도 “의료에 대한 전문 지식을 갖추고 병상을 사실감 있게 그려낼 수 있도록 의사와 병원이 적극 협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의협에서는 2005년부터 방송작가들에게 의료현장 체험 기회를 제공하는 행사를 해왔다.

제작진도 준비에 공을 들인다. 〈이발사〉의 이재규 피디는 여러 달째 아주대 병원에서 숙식하며 취재중이고, 10월 중 〈하얀거탑〉 촬영에 들어가는 안판석 피디는 아예 병원 세트를 지을 계획이다. “미국 의학드라마의 성공요인은 무엇보다도 제대로 된 세트장이다. 외관은 기존 병원을 활용하더라도 내부는 보통 드라마 스튜디오 2개를 합친 규모로 병동과 간호사실, 치료실을 고스란히 재현한 세트를 짓겠다.”

〈구름계단〉은 와타나베 준이치가 쓴 일본 동명소설을 원작으로 한 멜로 메디컬 드라마다. 고양시 일산동구 동국대 한방병원을 무대로 촬영하며 가짜 의사로 살아온 주인공의 사랑과 야망을 그린다. 일본 후지티브이에서 이미 드라마로 만들었던 〈하얀거탑〉도 야마자키 도요코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야심에 가득 찬 의사와 ‘의술은 인술’이라는 원칙을 고수하는 의사 두명을 중심으로 병원 안에서 벌어지는 갈등에 초점을 맞춘다.

〈이발사〉는 의사면허를 박탈당한 외과의가 외인부대 의사 6명을 한 병원에 불러모은다는 설정이다. 매회 보기 드문 난치병 환자가 나오고 이를 치료하는 과정과 함께 모인 의사들의 사연도 전개할 예정이다.


〈종합병원 2〉는 전편에서 레지던트였던 이재룡이 전문의가 되어 병원을 책임진다는 설정 이외에는 아직 정해진 것이 없지만 최완규 작가는 “작가진 16명이 회당 제작비 100억원을 들여 만드는 미국 전문 의학드라마만큼은 못 되더라도 에이스토리의 작가진이 온 역량을 발휘해 한국 의학드라마의 질을 높일 것”이라고 했다. 탄탄한 스토리로 의학드라마 역사를 새로 쓰겠다는 계획이지만 멜로에 익숙해진 시청자들의 입맛을 바꿀 수 있을지 결과가 주목된다.

남은주 기자 mifoc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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