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정된 60회까지만 집필키로…85회로 연장한 드라마 귀추 주목
<문화방송>이 인기 드라마 <주몽>(극본 최완규 정형수, 연출 이주환 김근홍, 월·화 밤 9시55분)을 최완규 작가가 빠진 가운데 연장 방영하기로 하면서, ‘최완규 없는 주몽’이 어떻게 전개될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문화방송>은 애초 60부작으로 기획됐던 이 드라마를 85작으로 연장방영하기로 하고 최종 결정만을 앞둔 상태다. 하지만 <주몽>을 이끌어온 최완규 작가는 예정대로 60부까지만 집필하고 이 드라마에서 하차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주몽>은 주인공들의 영웅적인 면모와 함께 애잔한 인간적인 내면표현이 조화돼 인기를 얻었다. 두 작가의 공력의 합작이기도 했다. 선 굵은 전개가 장점인 최완규 작가가 빠지고 문학적 감수성이 두드러지는 정형수 작가만이 후반부를 맡는다면 <주몽>의 색깔이 달라지지 않을까? “드라마적인 퀄리티가 떨어지는 한이 있더라도 쉽고 단순한 구조로 폭넓은 시청층을 확보하겠다”고 했던 최완규 작가의 의도가 후반부에도 어느 정도 지켜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30일 49부를 탈고한 최 작가는 “연장부분을 주도하지는 않겠지만 85부로 가는 다리를 놓을 생각”이라며 “60부까지였다면 고구려 건국 장면까지 가려고 했는데, 85부로 연장된다면 고구려 건국 이후 유리 비류 온조의 이야기를 적극적으로 담게 될 것”이라고 했다. 47부(31일 방송)부터 다음주 방송분까지는 주몽이 세력을 확장하는 과정이 그려지며, 이후 10여회는 주몽과 소서노가 다시 만나 졸본을 통합하고, 그 힘을 바탕으로 현토군을 축출해 고구려 건국의 바탕으로 삼는 이야기가 전개된다는 것이다.
지금까지는 매회 두 작가가 의논해서 주요 내용을 정하고 주거니 받거니 쓰는 방식으로 공동집필을 해왔다. 최 작가는 전체적으로는 기본 뼈대를 세워둔 상황이기 때문에 정형수 작가의 잔류만 결정된다면 큰 무리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주몽>은 부여궁 권력암투와 주몽이 부여를 탈출하기까지를 그리는 중반부에서 극전개가 지나치게 느슨하다는 비판을 받았다. 김근홍 피디는 “주몽의 성장과정에서 사료의 많은 공백을 작가의 상상력으로 메워왔으나 후반부 건국과정을 그리면서부터는 좀더 힘이 붙을 것”이라고 했다. 또 “에피소드를 늘리기보다는 스케일을 넓혀 부족들을 통합하며 고구려를 건국하는 과정을 구체적이고 역동적으로 그림으로써 연장방송에 대한 우려를 씻겠다”고 했다.
문화방송이 주요 작가의 불참을 무릅쓰며 연장방송을 추진하는 데는 시청률이 높은 드라마는 연장하는 관행 이상의 이유가 있다는 분석도 있다. <주몽> 제작관계자는 “브랜드 이미지를 높일 유일한 경영 돌파구라고 믿기 때문에 문화방송이 사운을 걸고 추진해 왔다”는 속사정을 전했다.
글 남은주 기자 mifoco@hani.co.kr, 사진 문화방송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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