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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방송·연예

터프가이 된 삼식이 “내 연기 아직은 10점”

등록 2006-11-06 20:43수정 2006-11-07 17:14

현빈
현빈
‘눈의 여왕’으로 안방찾은 현빈
드라마 <내 이름은 김삼순>, 영화 <백만장자의 첫사랑>에서 연이어 재벌 2, 3세역을 맡았던 현빈(24)이 부드러운 이미지를 벗고 거친 느낌의 권투선수로 돌아온다. 유들유들했던 ‘삼식이’를 연기한 이후 1년3개월만의 안방 나들이다. 한국방송 2텔레비전 <눈의 여왕>(극본 김은희·윤은경, 연출 이형민, 13일 첫 방송)에서 그는 불치병에 걸린 소녀 ‘보라(성유리)’와 사랑에 빠지는 권투선수 ‘득구’ 역을 맡았다. 6kg 이상 살을 빼고 수염을 길러 운동선수의 날카로운 낯빛을 만든 그가 지난 2일 <한겨레>와 단독으로 만났다.

캐릭터로 말하는 배우 현빈은 영화 두 편(<돌려차기><백만장자…>), 드라마 세 편(<논스톱 4><아일랜드><…김삼순>)이 고작인 데뷔 3년차 배우다. 하지만 스타카토처럼 끊어지듯 매 작품마다 다르고 강한 인상을 남겼다. <논스톱 4>의 바른 사나이 ‘현빈’, <아일랜드>의 말 없이 사려 깊은 남자 ‘강국’, <…삼순이>의 우유부단하면서 코믹한 ‘삼식이’ 모두 드라마 폐인들의 캐릭터 사전에 이름을 새겼다. 덕분에 작품을 끝내면서는 과분한 사랑에 감사했고, 새로운 작품에 들어갈 땐 이전 캐릭터를 벗어야 한다는 부담을 느꼈다. “어떤 분이 배우는 본인 이름보다 극중 이름으로 불리는 게 더 좋다는 말씀을 해주셨어요. 들을 땐 잘 몰랐는데 이제는 무슨 뜻인지 알겠어요.”

6kg 살 빼고 수염 기르고
터프한 권투선수 ‘득구’로
“다중인격자 캐릭터 살릴 것”

<눈의 여왕>이 끝나고도 극 중 이름으로 불릴 지는 아직 자신이 없다. 한때는 수학천재 ‘한태웅’이었으나 불우한 사건을 계기로 ‘득구’로 살아가는 이중 캐릭터가 손에 잡히지 않아서다. 그는 “연기의 기본인 대사 톤, 말끝처리도 고민하다 태웅이를 AB형의 다중인격자라고 내 멋대로 단정하고 연기하는 중”이라고 했다. 하지만 “욕심쟁이들처럼 자기 분야에서 한 치 양보도 하지 않는 스태프들이 있으니 나만 잘하면 드라마가 끝나고 또 다른 이름을 얻게 될 지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진짜 배우’를 꿈꾸는 배우 현빈은 자신의 연기점수를 ‘10점’이라고 매겼다. 그것도 이력이라는 경험치가 있어서 준 점수다. “촬영할 때는 늘 최선을 다했는데 모니터링을 하면 실망스럽다”는 그는 친한 선배 연기자들에게 조언을 많이 구한다고 했다.

“박중훈 선배가 저에게 ‘너 지금 연기 잘하려고 하지 마라. 니 나이에 맞는 연기, 남들이 좋아하는 연기를 해’라고 하신 적이 있어요. 연기에서 묻어나는 연륜이란 게 있잖아요. 지금 발버둥친다고 박중훈, 안성기 선배를 따라가지 못하듯이 내 나이에 내가 할 수 있는 연기를 하는 게 맞는 것 같아요.”

그는 인생이나 연기에서 180도 바뀌는 터닝 포인트를 갖는 대신 스스로도 눈치 채지 못할 만큼의 더딘 변화를 바랬다. 뜬 구름 같은 높은 자리에 덜컥 앉아버린 게 불안해서인지도 모른다고 했다. “집 평수를 늘려가는 행복이 있을 텐데 드라마 두 개로 100평짜리 집에 들어가게 됐잖아요. 100평에서 사는 기분을 알아버렸으니 30~40평짜리로 돌아오면 서운할 것도 같았어요. 하지만 이젠 신경 쓰지 않아요.”

현빈은 연기자는 많지만 ‘배우’라는 수식어가 어울리는 연기자는 많지 않은 것 같다고 했다. 그래서 이미 배우가 됐지만 “진짜 배우가 되고 싶다”고 했다. 연기가 하고 싶다고 했을 때 집안에서 ‘똘아이’ 하나 나오는 것 아니냐고 뒤돌아 걱정했던 형제들, 인생의 ‘안전띠’ 같은 부모님을 위해 앞으로도 그는 느림보 거북이 걸음을 할 요량이다.

김미영 기자 instyle@hani.co.kr, 사진 정용일 yon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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