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시에스아이 시즌4>, <덱스터>
탐문·잠입에서 과학·심리 분석까지 보는 재미 ‘쏠쏠’
<히트>에 이어 <에어시티> <개와 늑대의 시간>이 곧 방영되는 등 최근 지상파방송에 수사물 바람이 불면서 케이블채널들의 미국 수사드라마 시리즈가 새삼 주목받고 있다. 이들 시리즈를 보면 탐문수사에서 첨단 과학수사까지 시대 따라 발전한 수사기법이 엿보인다. 케이블채널 <엑스티엠>이 2일부터 내보내는 <엔시아이에스 시즌4>(월·화 8시40분)는 해군 관련 범죄에 주목한다. 실존하는 미국 해군범죄수사기관 ‘엔시아이에스’(NCIS)를 배경으로 금융사기 등 일반 사건에서 국제 테러전까지 해군이 저지른 모든 사건을 파헤친다. 심리요법을 적용해 범인의 성격, 취향 등을 추론하는 프로파일링 기법까지 사건마다 다양한 방법이 동원되어 수사물의 기본기를 다질 수 있다. 1980년대 미국 인기 시리즈 <에어울프>를 만든 도날드 피 벨리사리오가 제작했다. <채널시지브이>가 1일 연속방영한 <특수수사대 에스브이유> <인사이드> <본즈> <크리미널 마인드>에는 수사의 변천사가 한눈에 드러난다. 뉴욕 경찰 성범죄 전담반의 활약상을 그린 <특수수사대 에스브이유>(월 밤 7시40분)에서는 수사의 기본인 탐문수사의 모든 것을 만날 수 있다. 범죄의 재연보다 수사과정에 초점을 두다보니 누구를 만나 어떤 식으로 정보를 수집하는지 등 과정이 촘촘하게 그려진다. <인사이드>는 은밀한 잠입수사가 특징이다. 미국 연방수사국(에프비아이) 폭력범죄 전담반에 갓 들어온 레베카 로크는 범죄 해결을 위해 주로 잠입수사를 한다. 수사방식이 어설퍼 범인에게 수없이 당하지만 위험한 순간엔 외모를 이용하는 등 원초적인 수사력을 발휘해 탈출한다. 반장이 레베카를 위험에 내모는 등 서로에게 무관심한 수사팀의 모양새도 흥미롭다. 몸 사리지 않고 발로 뛰는 수사물에 익숙한 우리에게 <시에스아이>(오시엔 월~목 밤 8시50분)의 과학수사는 신세계였다. 법의학 인류학자를 내세워 사체의 뼈로 사건의 실마리를 푸는 <본즈>는 한발짝 더 나아간다. 뼈 모양으로 성별, 직업을 예측하거나, 3차원 입체영상으로 뼈만 남은 사체를 복원해 생존 당시 모습을 재현하는 등 과학수사의 정점을 달린다. 3일부터 시즌2가 시작되는 <크리미널 마인드>(화 밤 7시40분)는 에프비아이 프로파일러들의 활약상을 통해 차세대 심리수사 프로파일링 기법을 자세히 소개한다. 일반적인 수사가 증인과 증거, 피해자를 중심으로 이루어진다면 프로파일링은 범인의 행동 심리가 중심이다. 서로 무관해 보였던 엽기적인 범죄들에 공통점이 있다는 사실을 밝혀가는 과정이 흥미롭다. 혈흔을 분석해 범행에 사용된 도구 등을 찾아내는 방법도 있다. <덱스터>(폭스채널 월~금 밤 11시50분)에는 살인 본능을 억누르지 못해 살인범들을 스스로 살인하는 마이애미 경찰청 혈흔분석가가 나온다. 범죄현장에서 붉은 실로 피가 튄 방향을 재현하며 어떤 무기를 사용했는지 등을 밝히는 모습은 ‘연쇄살인자를 좇는 연쇄살인자’라는 드라마의 설정만큼이나 새롭다. 남지은 기자 myviolle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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