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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방송·연예

“행복해요, 온 마음으로 사랑할 수 있어서…”

등록 2007-05-13 18:01

MBC 휴먼다큐 ‘사랑’
MBC 휴먼다큐 ‘사랑’
대장암으로 숨진 이준호씨 가족의 뭉클한 사연
MBC 휴먼다큐 ‘사랑’ 1년만에 다시 이어가기

‘사랑’만큼 흔한 말도 없다지만, 그 깊은 울림을 온전히 느끼며 살아가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삶의 무게와 권태에 짓눌린 당신의 가슴 속에서 ‘사랑’은 어느새 박제로 변해버린 건 아닐까? 무뎌진 가슴에 울림을 준 프로그램이 있었다. 문화방송이 지난해 5월 방송한 휴먼다큐 <사랑> 시리즈. 시한부 인생을 선고받은 아내와 남편의 사랑을 담은 ‘너는 내 운명’ 편은 커다란 반향을 일으켰다. 그 <사랑>이 딱 1년만에 시청자들의 가슴을 다시 파고든다.

지난 2월 일곱살 막내 딸 규빈이 생일. 삼촌이 들고 온 비디오테이프를 트니 화면 속 아빠가 환하게 웃는다. “아빠가 규빈이 생일 정말 정말 축하해.” 병상에서 몸을 일으켜 박수를 치는 환자복 차림의 아빠가 낯설지 않다. 규빈이 입꼬리가 ‘씨익’ 하고 올라간다. “아빠, 아빠.” 화면을 향해 고사리손을 뻗어본다. 하지만 아빠는 이미 규빈이 손이 닿을 수 없는 먼 곳으로 떠난 뒤다.

지난해 11월 아내 김은희씨는 남편 담당 의사로부터 가슴이 무너지는 소리를 들었다. “올해를 못 넘기겠습니다. 준비하세요.” 남편 이준호씨는 이제 겨우 마흔한 살. 대장암 말기 판정을 받은 지 10개월만이었다. 병원 밖으로 나가 참았던 눈물을 터뜨렸다. “그만 울려고 했는데….” 기어이 통곡으로 이어졌다. 시동생 도움으로 남편에게 사실을 알렸다. 그게 남편을 위한 거라 믿었기 때문이다. 남편은 말없이 눈물만 떨궜다.

지난 몇달 간 남편은 너무도 힘들어했다. 암세포는 위와 십이지장까지 번졌다. 내장을 쥐어짜는 고통이 몰려올 때면 아내는 남편을 꼭 안았다. 부둥켜안고 하나가 된 둘은 그렇게 고통을 나누고 견뎌냈다. 남편은 아내 얼굴을 자주 쓰다듬었다. “화장을 해도 예쁘고, 안해도 예쁘고. 이렇게 봐도 예쁘고, 저렇게 봐도 예쁘고.”

“제가 지금처럼 희생하는 마음으로 남편을 사랑했더라면 10년 동안의 결혼생활이 참 행복했을 거란 생각을 해요. 왜 진작 이런 맘으로 남편을 대하지 못했을까. 지금은 제 모든 걸 다해 남편을 사랑하고 있어요. 그래서 지금 힘들지만 한편으론 참 행복하다는 생각도 해요. 남편을 온 마음으로 사랑할 수 있어서….”

‘안녕 아빠’ 편을 만든 유해진 피디는 “촬영 때도 편집 때도 눈물이 앞을 가려 괴로웠다”고 털어놨다. 프로그램을 기획한 윤미현 책임피디는 “방송을 보고, 가까이 있어 미처 소중함을 알지 못했던 가족에게 사랑한다고 말할 수 있게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휴먼다큐 <사랑>은 15~17일과 19~20일 밤 11시대에 다섯 차례 방송한다. ‘안녕 아빠’는 16일 밤 11시15분 차례다.

서정민 기자 westmin@hani.co.kr, 사진 문화방송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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