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티엔 김지현 기상캐스터
와이티엔 김지현 기상캐스터
방송 리포터 → 구성작가 → 기상캐스터 지원
“철저한 준비…가장 잘 전달할 수 있는 방식으로 정보조립”
방송 리포터 → 구성작가 → 기상캐스터 지원
“철저한 준비…가장 잘 전달할 수 있는 방식으로 정보조립”
김지현 기상캐스터는 13년 경력의 최고참 기상캐스터다. 톡톡 튀는 목소리며 나오는 에너지가 지금도 신입처럼 파릇한 그는 주체할 수 없는 에너지를 표현해 날씨 프로그램 화제의 인물이 됐다. 황사가 나타나면 선글라스와 마스크를 하고 나왔고, 세종문화회관 앞에 핀 유채꽃 앞에 서서 “내가 결혼하면 누가 프로그램을 맡나요”처럼 튀는 이야기를 던져 시선을 모았다. 날씨프로그램에서 퀴즈를 내기도 했다. “한때 ‘김지현이 한 방송 봤냐?’ 가 인사말처럼 유행했어요(웃음). 재미있고 즐거운 방송을 만들려고 노력했는데 성공한 것 같아 기쁩니다.” 그에게도 슬럼프가 있었을까? “큰 아이가 초등학교 들어갈 때 옆에서 아이를 돌봐주고 싶은 욕망을 누르느라 힘들었죠. 저도 어쩔 수 없는 엄마니까요.”
91년 대학을 졸업하기 전 이비에스 리포터로 방송가에 처음 발을 디뎠다. 그 후 에스비에스 구성작가로 활동하며 음악프로그램과 코미디프로그램을 만들었다. “작가를 하다보니 내가 쓴 글을 내가 읽고 싶더라고요. 와이티엔에서 기상캐스터를 모집한다는 공지를 보고 바로 지원을 했습니다.” 95년 1월부터 와이티엔 기상캐스터 활동을 멈추지 않았다.
그는 자신이 13년간 기상캐스터로 살아온 원동력을 “전문성과 열의”때문이라고 말했다. 그가 기상캐스터를 꿈꾸는 이들에게 강조하는 싶은 것도 이런 마음가짐이다. “아나운서가 되고 싶어, 방송인이 되고 싶어 지원해도 좋습니다. 그러나, 발을 들여놓는 이상 이 분야에서 최고가 되어야 한다는 생각을 가져야 하지 않을까요?” 그는 기상캐스터가 연예인으로 전업하는 추세에 대해서도 “본인 선택이라고 생각한다”면서도 “나는 전문성으로 신뢰받는 이미지를 갖고 싶다”고 말했다. 13년간 실수 한 번 하지 않은 비결을 물으니 돌아오는 대답이 이렇다. “방송 전에 철저히 준비를 하면서 제가 가장 잘 전달할 수 있는 방식으로 정보를 조립합니다. 서당개 3년이면 풍월을 읊지만 13년이면 춤이라도 춰야죠(웃음)” 글 남지은 기자, 사진 정용일 기자 yongil@hani.co.kr
기상캐스터계 날씨를 말씀드리겠습니다
다음 팬클럽 카페만 42개
대중인기 아나운서 못지 않아 안방극장에서 광고 다음으로 잦은 프로그램은 바로 날씨 프로그램이다. 한국방송 13회, 문화방송 7회, 에스비에스는 하루 7번 날씨 정보를 전한다. 뉴스전문채널 와이티엔(YTN)은 시간대별로 날씨 프로그램을 방송하고 있으며 조만간 30분용 날씨 전문 프로그램을 내보낼 예정이다. 하루 7번, 1분30초 안에 효과적인 전달을 위해 피말리는 경쟁의 최전선에 기상캐스터들이 있다. 현재 지상파 3사에서 활동하는 기상캐스터는 17명. 문화방송 이재승 캐스터를 제외하고는 모두 여자 캐스터다. 문화방송과 한국방송에 각각 6명, 에스비에스에 5명의 캐스터가 있다. 3년 전과 견줘 갑절로 늘어났으며, 위성과 케이블을 합하면 더 많아졌다. 뉴스전문채널 와이티엔에도 6명, 엠비엔에도 3명의 기상캐스터가 있다. 경쟁 속에 피는 꽃 아나운서들이 〈9시 뉴스〉를 선호하듯 〈아침뉴스〉는 기상캐스터의 황금시간대다. 에스비에스 최윤정 캐스터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아침에 날씨정보를 챙기기 때문에 2시간에 5~6번 날씨정보를 제공하는 아침뉴스에 나오면 얼굴을 많이 알릴 수 있다”고 했다. 일단 시청자들에게 얼굴을 알리고 나면 그 인기는 아나운서 이상이다. 포털사이트 ‘다음’엔 기상캐스터 팬클럽 카페가 42개에 이른다. 대중매체가 많아져 기상캐스터를 접할 기회가 늘면서 기상캐스터의 활동 영역도 넓어졌다. 안혜경은 전문 배우로 나섰고, 홍서연은 기상캐스터 출신 최초의 라디오방송 진행자다. 그래서 기상캐스터를 한번 모집하면 200~500 대 1의 경쟁률은 감수해야 한다고 한다. 최근에는 지방 방송사에서 일하던 아나운서나 리포터가 지상파로 진출하기 위해 기상캐스터를 활발히 지원하는 추세라고 한다. 인기 뒤편에는 고용 불안 그러나 기상캐스터는 불안정한 미래를 걱정으로 품고 산다. 프리랜서(에스비에스, 한국방송)거나 계약직(문화방송)이기 때문이다. 최초의 여자 기상캐스터로 인기를 모았던 이익선씨조차 “뉴페이스들로 가득 찬 기상캐스터 세계에서 전과 같은 역할로는 힘에 부친다”며 복귀 포기 선언을 하기도 했다. ‘보도국의 꽃’으로 활약하다 연륜이 쌓이면 나이대에 맞는 역을 찾아갈 수 있는 아나운서에 비하면 매일 분위기를 바꾸어가며 날씨를 전해야 하는 기상캐스터에게 나이를 먹는 것은 여전한 불안이다. 그러나 방송3사는 “고용 불안은 있지만 기상캐스터의 수명은 길다”고 입을 모은다. 기상캐스터는 전문성을 갖춘 능숙한 사람을 선호하기 때문에 현재 일하고 있는 기상캐스터의 상당수가 경력 3, 4년 이상이라는 것이다. 13년차인 와이티엔 김지현, 한민정씨를 비롯해 한국방송 한연수, 문화방송 현인아씨도 10년이 넘었고, 에스비에스 홍서연씨는 8년, 문화방송 박신영씨와 에스비에스 조경아씨 등은 경력 4,5년이다. 프리랜서·계약직 고용불안하지만
날씨분석·원고작성·그래픽까지…‘전문화’가 살길 전문화로 살길 찾는다 김동완 기상청 통보관이 날씨 프로그램을 주름잡던 시절부터 90년대 중반까지는 기상캐스터는 대부분 남자였다. 기상청 소속 직원에서 기상전문기자로 활약했다. 이들은 기상청 회의와 날씨 분석까지 모든 것을 도맡았다. 여자 기상캐스터가 등장하면서 기상캐스터의 구실에도 변화가 생겼다. 문화방송 지윤태 기상팀 팀장은 “예전에는 혼자 모든 것을 다 해야 하는 ‘만능 엔터테이너’였다면 갈수록 팀워크의 협업체제로 살길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뉴미디어가 늘어나고 방송사들이 날씨 정보를 비중있게 다루면서 기상캐스터도 전문화되는 추세라는 것이다. 형식도 자유로워졌다. 스튜디오와 야외를 연계하고 배경음악으로 차별화를 꾀한다. 한국방송 김철수 기상전문피디는 “시청자들의 다양한 욕구를 충족시키려고 포맷 개발을 하는 등 꾸준히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물론 지금도 날씨전문팀을 갖춘 일본에 비하면 우리나라 기상캐스터는 팔방미인이다. 날씨 분석에서 원고쓰기, 심지어 그래픽에 들어갈 심벌 설정도 혼자서 해야할 때가 많다. 기상청에서 하루 네 번 나오는 예보문을 보고 원고를 작성해 앞에 놓인 작은 화면을 보고 손동작을 맞춘다. 갑작스런 날씨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보도 내용을 통째로 이해해야 하지만 그들의 역할은 거기까지다. 김지현 캐스터는 “기상청에서 발표한 날씨정보가 틀렸더라도 캐스터가 임의대로 바꾸는 건 금지되어 있다”고 했다. 기상예보사 자격증을 소지한 이들만 활동한다는 일본처럼 기상캐스터가 전문적인 직업으로 자리잡을 수 있을까? 에스비에스 공항진 기상팀 차장은 “우리나라도 민간단체가 기상캐스터를 전문화하기 위해 노력하는 등 과도기인 만큼 머지않아 이루어질 것”라고 내다봤다. 남지은 기자 myviollet@hani.co.kr
기상캐스터계 날씨를 말씀드리겠습니다
유일한 남성 캐스터인 문화방송 이재승씨, 문화방송 현인아, 한국방송 한연수, 에스비에스 홍서연 캐스터(위부터).
대중인기 아나운서 못지 않아 안방극장에서 광고 다음으로 잦은 프로그램은 바로 날씨 프로그램이다. 한국방송 13회, 문화방송 7회, 에스비에스는 하루 7번 날씨 정보를 전한다. 뉴스전문채널 와이티엔(YTN)은 시간대별로 날씨 프로그램을 방송하고 있으며 조만간 30분용 날씨 전문 프로그램을 내보낼 예정이다. 하루 7번, 1분30초 안에 효과적인 전달을 위해 피말리는 경쟁의 최전선에 기상캐스터들이 있다. 현재 지상파 3사에서 활동하는 기상캐스터는 17명. 문화방송 이재승 캐스터를 제외하고는 모두 여자 캐스터다. 문화방송과 한국방송에 각각 6명, 에스비에스에 5명의 캐스터가 있다. 3년 전과 견줘 갑절로 늘어났으며, 위성과 케이블을 합하면 더 많아졌다. 뉴스전문채널 와이티엔에도 6명, 엠비엔에도 3명의 기상캐스터가 있다. 경쟁 속에 피는 꽃 아나운서들이 〈9시 뉴스〉를 선호하듯 〈아침뉴스〉는 기상캐스터의 황금시간대다. 에스비에스 최윤정 캐스터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아침에 날씨정보를 챙기기 때문에 2시간에 5~6번 날씨정보를 제공하는 아침뉴스에 나오면 얼굴을 많이 알릴 수 있다”고 했다. 일단 시청자들에게 얼굴을 알리고 나면 그 인기는 아나운서 이상이다. 포털사이트 ‘다음’엔 기상캐스터 팬클럽 카페가 42개에 이른다. 대중매체가 많아져 기상캐스터를 접할 기회가 늘면서 기상캐스터의 활동 영역도 넓어졌다. 안혜경은 전문 배우로 나섰고, 홍서연은 기상캐스터 출신 최초의 라디오방송 진행자다. 그래서 기상캐스터를 한번 모집하면 200~500 대 1의 경쟁률은 감수해야 한다고 한다. 최근에는 지방 방송사에서 일하던 아나운서나 리포터가 지상파로 진출하기 위해 기상캐스터를 활발히 지원하는 추세라고 한다. 인기 뒤편에는 고용 불안 그러나 기상캐스터는 불안정한 미래를 걱정으로 품고 산다. 프리랜서(에스비에스, 한국방송)거나 계약직(문화방송)이기 때문이다. 최초의 여자 기상캐스터로 인기를 모았던 이익선씨조차 “뉴페이스들로 가득 찬 기상캐스터 세계에서 전과 같은 역할로는 힘에 부친다”며 복귀 포기 선언을 하기도 했다. ‘보도국의 꽃’으로 활약하다 연륜이 쌓이면 나이대에 맞는 역을 찾아갈 수 있는 아나운서에 비하면 매일 분위기를 바꾸어가며 날씨를 전해야 하는 기상캐스터에게 나이를 먹는 것은 여전한 불안이다. 그러나 방송3사는 “고용 불안은 있지만 기상캐스터의 수명은 길다”고 입을 모은다. 기상캐스터는 전문성을 갖춘 능숙한 사람을 선호하기 때문에 현재 일하고 있는 기상캐스터의 상당수가 경력 3, 4년 이상이라는 것이다. 13년차인 와이티엔 김지현, 한민정씨를 비롯해 한국방송 한연수, 문화방송 현인아씨도 10년이 넘었고, 에스비에스 홍서연씨는 8년, 문화방송 박신영씨와 에스비에스 조경아씨 등은 경력 4,5년이다. 프리랜서·계약직 고용불안하지만
날씨분석·원고작성·그래픽까지…‘전문화’가 살길 전문화로 살길 찾는다 김동완 기상청 통보관이 날씨 프로그램을 주름잡던 시절부터 90년대 중반까지는 기상캐스터는 대부분 남자였다. 기상청 소속 직원에서 기상전문기자로 활약했다. 이들은 기상청 회의와 날씨 분석까지 모든 것을 도맡았다. 여자 기상캐스터가 등장하면서 기상캐스터의 구실에도 변화가 생겼다. 문화방송 지윤태 기상팀 팀장은 “예전에는 혼자 모든 것을 다 해야 하는 ‘만능 엔터테이너’였다면 갈수록 팀워크의 협업체제로 살길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뉴미디어가 늘어나고 방송사들이 날씨 정보를 비중있게 다루면서 기상캐스터도 전문화되는 추세라는 것이다. 형식도 자유로워졌다. 스튜디오와 야외를 연계하고 배경음악으로 차별화를 꾀한다. 한국방송 김철수 기상전문피디는 “시청자들의 다양한 욕구를 충족시키려고 포맷 개발을 하는 등 꾸준히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물론 지금도 날씨전문팀을 갖춘 일본에 비하면 우리나라 기상캐스터는 팔방미인이다. 날씨 분석에서 원고쓰기, 심지어 그래픽에 들어갈 심벌 설정도 혼자서 해야할 때가 많다. 기상청에서 하루 네 번 나오는 예보문을 보고 원고를 작성해 앞에 놓인 작은 화면을 보고 손동작을 맞춘다. 갑작스런 날씨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보도 내용을 통째로 이해해야 하지만 그들의 역할은 거기까지다. 김지현 캐스터는 “기상청에서 발표한 날씨정보가 틀렸더라도 캐스터가 임의대로 바꾸는 건 금지되어 있다”고 했다. 기상예보사 자격증을 소지한 이들만 활동한다는 일본처럼 기상캐스터가 전문적인 직업으로 자리잡을 수 있을까? 에스비에스 공항진 기상팀 차장은 “우리나라도 민간단체가 기상캐스터를 전문화하기 위해 노력하는 등 과도기인 만큼 머지않아 이루어질 것”라고 내다봤다. 남지은 기자 myviolle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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