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민용(왼쪽)과 서민정. 사진 문화방송 제공
‘꽈당’ 민정 · 까칠 ‘민용’의 회고담
<거침없이 하이킥>은 할아버지 역의 이순재부터 막내 정일우까지 모든 배우들이 인기를 누렸다. 그 중에서 ‘민-민 커플’ 최민용·서민정은 멜로부문을 도맡으며 여성 시청자들에게 특히 사랑받았다. 최민용과 서민정은 각각 <논스톱3>와 <똑바로 살아라>에서 시트콤 경험을 쌓은 공통점이 있다. 닮은 듯 다른 두 사람이 ‘민정’, ‘민용’을 곱씹었다.
서민정(이하 민정): 민정이란 캐릭터가 사랑받은 비결은 여자 분들이 극중 민정에게 감정이입을 했기 때문이다. 결점 많고 평범한 민정이 두 ‘훈남’에게 사랑받으니 내 이야기처럼 희망을 가지시는 것 같다.
최민용(이하 민용): 난 욕먹을 각오했는데 좋아해 주어서 놀랐다. 요즘은 이런 까칠한 캐릭터가 대세인가 보다. 실제 난 부드러운 남자인데 연기를 하면서 까칠한 남자가 돼버렸다.(웃음)
민정: 시트콤 출연이 두번째라서 처음엔 시청자들이 식상해 할까봐 걱정했다.(웃음) <똑바로…> 때는 연기에 대해 아무것도 몰랐다. 대본을 외워서 내뱉는 수준이었다. <…하이킥> 하면서 달라진 건 자연스럽게 대사가 나오도록 대본을 30~40번 읽고 이해한다는 것이다. 감정기복이 심한 민정을 연기하는데 도움이 된 것 같다.
민용: 난 걱정하지 않았다. <논스톱> 민용과 비슷해 보이지 않으려고 <하이킥> 민용이 결혼했던 남자라는 사실을 곱씹었다. 사랑을 한 사람과 하지 않은 사람의 차이를 의상에 묻어나도록 나름대로 신경 썼다. 민정이와 데이트를 할 때는 넥타이를 맸고 헤어졌을 때는 매지 않았다. 민정이 넥타이를 맨 민용의 모습을 좋아한다는 설정 때문이다. 눈썰미 있는 시청자들은 알더라.
민정: 기억에 남는 장면은 민용과 이별할 때(75화)와 민용에게 프러포즈 받을 때(154화)다. 민정의 짝사랑이 사랑으로 발전한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두 장면이라 감회가 새로웠다. 세월이 이렇게 흘렀나 싶기도 했고.
민용: 남산에서 민정을 업고 노래를 부르는 장면은 지금도 남산에 가면 생각난다. 극중 ‘민-민 커플’의 데이트 장면은 내가 경험한 것과 비슷한 상황이 많았다. 남산 장면은 첫사랑과의 추억이다.
민정: 원래 안티가 많았는데 극중 민정 때문에 사랑받은 것 같아 고맙다. 민정이 세상에 물들지 않고 꽈당 넘어져도 오뚝이처럼 일어나 잘 지냈으면 좋겠다. 어딘가에서 민정과 민용, 하이킥 식구들 모두 지금처럼 아옹다옹 살아갈 것 같다. 슬프다.
민용: 난 시원섭섭하다.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있으니까.(웃음) 정말 좋은 작품이었는데 시간에 쫓기면서 연기자로서 최선을 다하지 못한 것이 평생 아쉬움으로 남을 것 같다. 이민용? 난 최민용을 찾는 여행을 떠날 것이다. 남지은 기자 사진 문화방송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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