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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방송·연예

“진료는 안 하냐고요? 저 아나운서예요”

등록 2008-01-15 21:03수정 2008-01-16 09:59

한준호 아나운서
한준호 아나운서
의학다큐 ‘닥터스’ 진행 한준호 아나운서 차분한 진행으로 차별화 성공
“검진은 안 하세요?” 한준호 문화방송 아나운서가 요즘 가장 많이 듣는 말이다. 의학다큐멘터리 <닥터스>에서 차분한 진행으로 프로그램을 이끌다 보니 그를 진짜 의사로 착각하는 시청자들이 있기 때문이다. “병원에서 촬영하면 제가 정말 의사가 된 것 같아요. 오가는 분들이 내과냐, 외과냐를 물어보시거든요.(웃음)”

프로그램에서는 그런 반응을 담아 친절한 젊은 의사의 분위기를 내려고 했단다. '친절한 준호씨' 덕분일까? <닥터스>는 꾸준히 시청률 10~15%를 유지하며 문화방송의 대표 시사교양프로그램으로 사랑받는다.

지금이야 <닥터스>하면 한준호를 떠올리지만 지난해 11월 그가 바통을 이어받았을 때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었다. “<닥터스>는 배우 김명민씨가 진행을 맡아 화제가 된 프로그램이라 부담도 컸어요. 처음에는 김명민씨의 카리스마를 좇았는데, 제 색깔이 나지 않아 결국 부드러운 느낌으로 차별화하자고 결론내렸습니다.” 그는 “<닥터스>는 신뢰를 주는 아나운서의 본분을 잃지 않을 수 있어 특별히 애착이 간다”고 했다.

아나운서들이 주로 예능프로그램에 출연에 얼굴을 알리는 것과 달리 그는 특이하게도 뉴스를 진행하며 인기를 얻었다. 그를 보려고 주말 뉴스를 챙겨봤다는 누리꾼들을 심심치 않게 만날 수 있다. “<티브이 속의 티브이>에서 <쇼바이벌>까지 2004년 입사해서 다양한 장르를 경험했는데 2006년 주말 정오 뉴스를 하면서 약간의 인기를 얻은 것이 신기했어요. 시청자들의 반응이 빠르니 짧은 뉴스이지만 내가 뭔가 일을 하고 있다는 느낌이었죠.” 활발한 피드백은 의욕을 부추겼다. 이미지도 하나의 전달 방법이라고 생각해 방송 전 팔굽혀 펴기를 하는 등 10분을 위해 2시간30분을 준비했단다.


또박또박 내뱉는 말투에서 <닥터스> 속 모습처럼 반듯한 이미지가 풍긴다. 그렇다고 그를 ‘착한 모범생’으로만 보는 건 섣부르다. 평소 비니를 쓰고 다니는 등 아나운서국에서도 패션 리더로 손꼽히는 것 외에도 방송에서도 찾아보면 그의 성향을 알 수 있는 비밀이 있다. “뉴스할 때 머리를 길렀어요. 국장실에 불려가 엄청 혼났죠.(웃음) 뒷머리는 묶고 앞머리만 대충 정리해서 자른 것처럼 꾸며 방송했어요.” 그는 뉴스에서도 아나운서의 옷차림과 말투가 조금 더 자연스러우면 좋겠단다. “일본방송을 자주 모니터하는데 편안한 분위기가 좋아요. 언젠간 제대로 변화시키고 싶어요.” .

그가 추구하는 방송처럼 그의 인생도 평범하진 않다. 그는 증권거래소를 다니다가 서른한살의 늦은 나이에 아나운서가 됐다. 굴곡 많았던 10대, 20대를 지나 30대를 의미있게 보내고 싶었기 때문이란다. “데이콤을 거쳐 증권거래소를 다녔는데 어느날 문득 한준호란 사람을 뭘로 표현할 수 있을까,를 생각하니 아무 것도 없는거죠. 내 이름 석 자에 의미를 두고 싶었어요.”

결혼 8년차인 그는 두 아이의 아빠이자 한 가정의 가장이다. 덕분에 아나운서라는 타이틀 외에도 그를 지칭하는 단어는 또 있다. ‘훈남 조기 품절.’ 잘생긴 사람이 일찍 결혼한 경우를 두고 누리꾼들이 일컫는 용어다.

그는 항상 미래에 대한 위기의식을 갖고 산다고 했다. 아나운서로서 최종 목표는 뭘까? “예전에는 40대에 내 이름을 건 토크 쇼를 하는 게 꿈이었어요. 지금은 후배들이 보고 배울 수 있는 선배로 남고 싶어요. 그런데, 그게 가장 어려운 것 같아요.(웃음)”

남지은 기자 myviollet@hani.co.kr 사진 정용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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