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요메뉴 바로가기

본문

광고

광고

기사본문

등록 : 2005.04.14 18:46 수정 : 2005.04.14 18:46



옛사랑 추억에 ‘도돌이표’

윤종신의 노래는 기억을 건드린다. 그렇게 그의 노래는 듣는 이에겐 개인적 경험이 된다. 공일오비 객원 가수로 데뷔한 지 15년 동안 그가 발표한 많은 곡들엔 평범한 사람들의 추억이 어려있다. 여름 휴가철에 맞는 새로운 노래를 선보이기도 했던 윤종신이 4년만에 내놓은 열번째 앨범 <비하인드 더 스마일>은 다시 곰삭은 발라드로 채워졌다.

‘팥빙수’ 이후 4년만에 새 노래
이별·그리움 공식은 발라드
정석원·클래지콰이 등 참여
익숙한 듯, 새로운 느낌 물씬

“제가 제일 잘할 수 있는 게 그리움, 이별 이런 주제를 되새김질하는 것 같아요. 어려운 말로 사람을 현혹하지 않고 좋은 노랫말과 곡으로 공감을 일으키는 게 중요하죠. ‘나는 이런 사람이다’라고 이야기하기보다는 ‘당신도 그렇게 느끼죠’라고 묻는 거예요.”

첼로 반주로 시작해 정제된 클래식 느낌마저 나는 첫곡 ‘휴일’에서 그는 “둘만이 살아 있는 듯 그 웃음 멈추지 않았던”, 사랑해봤다면 누구나 가슴 한켠에 담아뒀을 법한 추억을 노래한다. 그리고 “사랑은 변하는 계절색처럼 저 하늘의 밤 속으로 사라져”라며 이별을 읊조린다. “제 노래의 화성이나 멜로디는 뜬금 없을 때가 있어요. 주류가 아닌 변칙 발라드인데 오히려 잘된 일인 것 같아요. 희소가치가 있잖아요.(웃음)”

그의 색깔에 깊이를 주는 데 애잔한 노랫말도 한몫한다. “네가 떠나간 뒤에 내게 사라진 것들, 하루의 준비들과 꿈을 기대하는 밤”(노 스케줄), “사랑 그 미련한 것은 어떤 말도 들으려 않지”(너의 여행) “누구나 한번쯤 돌아보는 세월 그중에 너를 빼놓을 수 없어서”(나의 안부). 이번엔 이 4곡의 노랫말에 공일오비에서 함께 활동했던 정석원이 곡을 붙였다. “10년만에 다시 함께 작업한 정석원은 훨씬 예리해졌더군요.”

%%990002%%



“이상하게 슬픔이 더 기억에 남는다”는 그이지만 ‘너에게 간다’에선 다시 만나는 기쁨을 기차 소리처럼, 심장 박동처럼 고동치는 베이스 리듬에 실었다. “내가 지금 숨이 차오른 건 빠르게 뛰는 이유만은 아니야. 너를 보게 되기에 그리움 끝나기에 며칠밤이 길었던 약속같지 않은 기적…”

이번 앨범엔 익숙한 ‘윤종신표’ 발라드 사이에 신선한 곡들도 콕콕 박혀있다. 클래지콰이가 편곡한 ‘오늘의 날씨’는 엉덩이를 들썩이게 한다. 디제이소울스케이프의 박민준과 함께 작업한 ‘런치메뉴’는 보사노바 리듬에 봄 바람이라도 피우고 싶게 부추긴다.

지난 4년 동안 <봄날의 곰을 좋아하세요> 등 영화음악도 만들었던 그는 경험을 살려 이번에 에스비에스 드라마 <불량주부>의 오에스티 앨범도 내놓았다. 김도향, 정훈희의 연륜있는 목소리가 그의 곡에 척척 감긴다. “90년대엔 30~40대를 위해 ‘애모’, ‘만남’이 있었는데 요즘엔 그런 시도도 없는 것 같습니다. 20대 후반에서 30대는 10대 노래를 억지로 부르고 40대는 바로 트로트로 넘어가버리죠. 음반 시장이 줄어드니 양극화될 수밖에 없어요. 하지만 이 세대를 껴안을 노래들은 계속 만들어져야죠.”

그런데 <불량주부> 앨범을 사는 데는 거창한 이유가 없어도 될듯하다. “언제나 내겐 변치 않는 멋있는 사람”처럼 직설적인 노랫말에도 몽환적이고 시적인 울림을 줄 수 있는 목소리는 정훈희밖에 없다는 생각이 절로 들게하는 노래들 때문이다. 또 빠른 리듬을 타며 휘감듯 걸쭉한 김도향의 노래를 듣는 것 만으로도 충분히 즐겁다.

김소민 기자 prettyso@hani.co.kr

광고

브랜드 링크

멀티미디어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한겨레 소개 및 약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