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포앤애프터성형외과’에서 돈·여자 밝히는 의사로 변신한 이진욱
‘비포앤애프터성형외과’에서 돈·여자 밝히는 의사로 변신한 이진욱
문화방송 시즌드라마 <비포앤애프터 성형외과>가 감각적인 연출과 짜임새 있는 내용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성형공화국인 대한민국에서 성형외과를 배경으로 매회 새로운 이야기를 풀어내는 설정이 시청자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과감한 소재는 배우들에게도 흥미로운 경험이다. 극에서 성형외과 원장 한건수로 나오는 이진욱은 이 드라마가 “처음으로 성형수술 장면을 재현한 것과 시즌드라마라는 형식 등 기존의 익숙함을 답습하지 않아 연기하는 재미를 부추긴다”고 했다.
드라마 속에서 주로 순수한 남자를 연기한 그의 변신도 새롭기는 마찬가지다. 건수는 비록 사채업자에게 시달리고 있지만, 외모에 돈까지 밝히는 전형적인 오렌지 족이다. 이런 역할은 처음이라면서 깐죽거리는 건수가 제법 잘 어울린다. “말도 잘하고 어딜 가나 주목받는 건수는 내성적인 나와 너무 다른데, 다른 모습 속에서 비슷한 점을 찾는 재미가 있어요.”
<…성형외과>는 실제 성형외과 수술 과정을 적나라게 보여준다. 1회 코수술, 3회 지방흡입수술, 4회에 나올 가슴수술 장면 등이 너무도 자세하게 표현되어 배우들도 깜짝 놀랐을 정도다. 이진욱도 의사 연기를 실감나게 하려고 공부를 많이 했다. “손만 나오는 장면은 진짜 성형외과 의사가 대신하는데 다른 장면은 배우들이 직접해요. 자연스럽게 표현하려고 쌍꺼풀 수술 등 동영상을 보면서 수술법을 익혔습니다.”
<…성형외과>는 동선과 화면 각도 등 연출에서도 기존 드라마에 펀치를 날린다. 2회 고등학생 네 명이 햄버거를 먹는 장면에선 원을 그리며 도는 연출을 선보이기도 했다. 그는 “이 장면은 티브이에서 어떻게 나올까를 상상하는 것 또한 건수가 되어 느끼는 즐거움이다”고 했다.
“무조건 재미있게”가 목표이지만 이진욱은 이 드라마가 단순히 흥미거리는 아니라고 한다. 1회에서 아역 이미지를 벗으려고 성형하는 여배우 등 사람에 대해 생각해 볼 요소가 많단다. “배우는 시청자들이 외면하면 연기할 기회조차 얻지 못해요. 사람들은 배우에 대해 쉽게 이야기하지만 그 이면에 각자의 고민과 사정은 다 있잖아요. 드라마에서 그걸 다뤄주니까 시청자들이 세상을 보는 눈이 조금 더 관대해졌으면 좋겠어요.”
첫 수술에 실패해 메스를 잡지 못하는 건수는 양심적인 의사 최용우(김성민) 때문에 조금씩 변한다. 광고모델로 활동하다가 2006년 <연애시대>로 데뷔해 <에어시티>까지 숨가쁘게 달려온 탓에 재충전의 시간이 필요했다는 그도 이 드라마로 ‘진짜 배우’로 성큼 다가서고 있다. “건수에게서 캐릭터를 폭넓게 생각하는 법을 배우고 있어요. 그동안은 연기하면서 자유롭지 못했는데, 이젠 다양한 모습으로 나를 많이 써보려고요.”
남지은 기자 myviollet@hani.co.kr 사진 문화방송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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