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아교육용 국산 애니 ‘코코몽’
유아교육용 국산 애니 ‘코코몽’ 27일부터 EBS서 방영
26부작 3차원 애니메이션 <코코몽>이 27일부터 매주 수요일 오전 9시 교육방송에서 전파를 탄다. <코코몽>은 만 3~5살 유아들에게 필요한 영양소 섭취와 사회성을 돕는 에듀테인먼트 프로그램이다. 영화 <유령> <내추럴시티>의 민병천 감독이 지휘를 맡아 투니버스, 교육방송과 함께 제작했다.
냉장고 안에 있는 신비한 마을이 배경인 <코코몽>의 탄생비화는 이렇다. “4살 난 딸이 냉장고에 있던 아이스크림이 없어졌다고 우는 거에요. 제가 먹었거든요. 달래려고 냉장고 안에 있는 요정이 먹었나보다 거짓말을 했는데 거기서 머리가 번뜩했죠.”(민병천) 소시지 원숭이, 계란 반쪽 토끼, 홍당무 당나귀, 새우 강아지, 무 하마, 오이 악어, 완두 돼지 등 아이들이 먹기 싫어하는 채소들이 아이들이 좋아하는 동물 캐릭터로 변하는 설정이 재미있다. 11명의 캐릭터들이 놀고 싸우고 화해하는 과정에서 ‘감사하기’ 등 유아기에 알아야 할 것들을 자연스럽게 익힐 수 있도록 연출했다. 투니버스 장진원 본부장은 “유아기 아이들이 이제 막 사회 생활을 경험하게 되면서 처음 만나게 되는 친구들과 좋은 관계를 형성하는 데 도움을 주고 싶다”고 했다.
<코코몽>은 외국 애니메이션이 봇물처럼 쏟아지는 현실에서 순수 우리 실력으로 제작한 점에서 기대를 모은다. 2006년 8월부터 올 2월까지 약 18개월간 공들였다. 국내 유아용 애니메이션으로는 이례적으로 30억원의 제작비를 들인 화면은 동물들의 움직임이나 물방울이 날아가는 장면들의 정교함이 돋보인다. 민 감독은 “영화에서 비축한 기술을 접목시키고, 성우 더빙은 리허설도 했을 정도로 리얼리티에 신경썼다”고 했다. 그러나 학습에 비중을 두다 보니 다소 심심한 면도 없지 않다. 흥미보다는 교육적인 면을 앞세워, 현란한 애니메이션들 사이에서 아이들의 시선을 오랫동안 붙잡을 수 있을지가 관건으로 보인다.
<코코몽>은 2006년에 서울 국제 만화 애니메이션 페스티벌(시카프)에 출품하여 ‘2007년 시카프 프로모션 플랜(SPP) 우수기술상’을 받았다. 완성작이 아닌 제작 중인 작품이었지만 캐릭터의 독창성과 기획의 참신함을 인정받은 셈이다. 장 본부장은 “중국의 시시티브이나 일본 엔에이치케이 등에서도 놀라워 했다”며 “아시아 시장과 유럽에도 진출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남지은 기자 myviollet@hani.co.kr 사진 올리브 스튜디오 제공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