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케이블 KM ‘골든힛트쏭’ 진행자로…18살 가수 주와 호흡 맞춰
반짝이 의상입고 얄궂은 손짓을 건네는 사진 속의 남자는? 바로 허참이다. 한국방송 <가족오락관>으로 익숙한 그가 데뷔 뒤 처음으로 음악전문 케이블티브이 케이엠의 새 프로그램 <골든힛트쏭>(월~금 밤 12시) 진행자로 7일부터 나섰다. “나이 육십에 주책없는 도전”이라지만 양복을 벗어 던진 자태가 제법 잘 어울린다. 새로운 도전에 그도 들떴다. “실수할 때마다 얼굴에 낙서하는 건 어때요? 어리바리 기타 치는 설정은 이상할까? 난 이왕 하는 거 확실히 망가지려고 마음 먹었는데, 제작진이 더 조심하더라고. 허허.”
<골든힛트쏭>은 예전 가수의 노래를 듣고 관련 정보를 제공하는 프로그램이다. 예전 가수라고 해봤자 에쵸티, 핑클 등의 초창기 모습이라 요즘 노래를 알아야 하는 건 기본이다. 자연스레 프로그램 진행을 수락한 뒤 그의 생활에도 변화가 생겼다. “차를 타면 라디오 주파수를 음악채널에 맞추고 노래만 들어요. 요즘 노래가 이해가 잘 안됐는데 듣다 보니 가사도 심도 있고 의미있는 노래도 많더라고. 친구들한테도 한번 들어보라고 권하고 다닐 정도가 됐지.” <가족오락관>에서만 스무명의 파트너를 ‘갈아치운’ 그이지만 “늦둥이 딸 같은” 열여덟살 가수 주와의 호흡도 새롭다. “젊은 취향의 프로그램이니 내가 주에게 더 배울 게 많겠죠. <가족오락관>은 대사를 미리 외워서 보지 않고 애드리브를 섞어 진행하는데 주에게 우리 외워서 하자, 너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더니 겁도 없이 ‘네’ 하더라고.(웃음) 당차고 잘해.”
“딸도 사위도 군대 있는 아들도 의아해 한다”는데 알고 보면 그는 음악과 인연이 깊다. 데뷔 전 통기타 가수들이 출연한 종로의 한 음악실에서 진행을 맡다가 72년 티브이에 스카우트됐다. 1975년부터 5년간 음악프로그램 <쇼쇼쇼>를 진행한 인기를 발판으로 76년부터 싱글앨범도 서너 차례 발매했다. “노래하는 걸 좋아만 했지 잘 하진 못했어요. 첫 싱글 앨범을 연습도 덜 된 상태에서 녹음했는데 너무 창피해서 만회하려다 보니 계속 내게 됐지 뭐. 행사나 내 프로그램에서만 부르는 나만의 노래가 되었어요.” 18번은 뭘까? “김범수의 <보고싶다>. 근데 (음정의) 키가 안 맞아 부르기만 하면 목이 쉬어.” 최근 초대손님으로 출연한 <황금어장 무릎팍도사>(문화방송)도 곧 전파를 탈 예정이어서 그의 새로운 모습을 다양하게 접할 수 있다. 중견배우들의 변신이 도드라지는 흐름에 발맞추기로 마음 먹었느냐고 물으니 돌아오는 대답은 이렇다. “난 <무릎팍도사>가 케이비에스인 줄 알았어. 허~참!”
남지은 기자 myviollet@hani.co.kr 사진 케이엠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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