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방송된 ‘가야곡 마을의 꾸러기 5형제’ 는 입양 가족의 이야기로 따뜻한 관심을 모았다. 한국방송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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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
다양한 삶의 유형에 초점 맞춰 성공 드라마 과잉 시대다. 티브이에 이야기가 넘쳐난다. 그러나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고, ‘진짜 사람이야기’는 찾아보기 어려운 게 요즘이다. 가장 재미 있고 의미도 있는 것이 사람이야기인데도 말이다. 이를 잘 이용한 다큐멘터리가 있다. 미니시리즈 형식의 휴먼다큐멘터리인 한국방송 <인간극장>이 그것이다. 지난 2000년 5월 시작해, 햇수로 6년째 접어든 이 프로가 최근 평균시청률 20%를 넘어서 눈길을 끈다. 지난 3~7일 방송된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가 주간 평균시청률 20.1%(티엔에스 미디어코리아)라는 성과를 거뒀다. 웬만한 드라마도 잘 넘지 못하는 시청률 20%를 넘긴 것은 적잖이 놀랄만한 일이다.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는 명문대 출신의 젊은 부부가 산골에 들어가 사는 이야기를 담았다. 많은 시청자들이 이들의 삶을 보고, 감동을 받았나보다. <인간극장> 홈페이지에는 1740여개의 시청자 의견이 올랐고 브이오디 다시보기는 20여만회를 기록했다. 실재하는 사람들의 독특한 삶의 모습에서 시청자들의 대리만족도를 높인 것으로 보인다. <인간극장>은 다큐 전문 제작사인 리스프로와 제3비전이 교대로 만든다. 보통 3개월이 넘는 작업 기간을 거쳐, 2시간30분 분량으로 편집한다. 제작 과정 중 가장 어려운 것은 아이템 찾기다. 전국의 신문·잡지를 샅샅이 뒤지고, 1단짜리 기사에서도 실마리를 찾아내야 한다. 지인들을 통해 수소문하는 ‘맨땅에 헤딩하기’도 마다지 않는다. 지난해 하반기 10%대를 유지하던 시청률이 서서히 상승곡선을 그리는 것도 이런 힘겨운 노력의 결과다. 산골 소녀 영자, 하리수, 산다라 박 등 이른바 ‘특종’도 많이 냈다. 재밌는 것은, 요즘 인기 있는 작품들이 주로 새로운 가족 유형이나 개성적인 삶들을 소재로 했다는 것이다. 울릉도 옆 작은 섬 죽도에 사는 부자, 경북 영덕에서 96살 노모를 부양하는 77살 아들, 한국에서 처가살이하는 영국인 사위, 남자아이 5명을 입양한 가족 등이 그렇다. 시작할 때 주로 어려운 사람들의 따뜻한 이야기를 해오다, 최근 다양한 삶에 초점을 맞춘 것이 주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김진철 기자 nowher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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