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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1.13 19:45 수정 : 2005.01.13 19:45

“우리 민요 들고 세계로 갈래”

김용우(37)의 이름 석자 앞에는 ‘젊은 소리꾼’이라는 말이 늘상 따라다닌다. 30대 소리꾼은 꽤나 젊은 축에 속하니 말이다. 그러나 그의 음악을 한번이라도 들어본 사람이라면 여기서 말하는 ‘젊음’이 나이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곧 깨닫게 된다. 우리 민요에다 록·재즈·클래식·아카펠라 등 현대음악의 옷을 입혀 새롭고 세련된 느낌의 곡으로 재창조해내는 도전정신이야말로 바로 ‘젊음’ 그 자체임을….

중학교 시절 마냥 음악이 좋아 국악 동아리에 들어간 김용우는 거의 독학으로 피리를 배웠다. 당시 그는 피리뿐 아니라 피아노·합창 등 서양음악에도 관심을 보이며 활동의 영역을 넓혔다. 이런 그의 다양한 음악적 욕구는 오늘날의 그를 있게 하는 자양분이 된다. 국립국악고와 서울대 국악과에 진학할 때까지만 해도 그의 장기는 피리였지만, 대학교 시절 농활을 갔다가 할아버지·할머니의 소리를 듣고는 그 매력에 빠져들었다. 이양교 선생으로부터 중요무형문화재 제41호 12가사를 이수받고, 틈나는 대로 전국 곳곳으로 소리채집 여행을 떠났다.

록·재즈·아케펠라 덧입혀
귀에 착착 붙는 우리 소리
‘월드뮤직’ 가능성 충분
“기획자·지원 부족 아쉬워요”

어르신들이 세상을 뜨면서 입에서 입으로 전해져온 우리 민요가 사라지는 것이 안타까워 직접 부르기로 마음 먹었다. 다만 그냥 부르는 것이 아니라 민요가 가지고 있는 아름다움이 최대한 잘 살아나도록 포장해서 부르기로 했다. 여기에는 국악기와 양악기의 구분도, 음악 갈래의 구분도 필요치 않았다. 듣는 맛이 가장 큰 틀거리였다. 1집 <지게소리>(1996)와 2집 <괴나리>(1998)에 이어 3집 <모개비>(2000)에서는 재즈·아카펠라를 본격적으로 차용했다. 4집 <질꼬냉이>(2003)에서는 중국·일본·북한·러시아의 민요까지 우리의 틀로 새롭게 해석하는 등 음악의 폭을 더욱 넓혔다.

김용우는 우리 민요를 세계인이 즐기는 월드뮤직으로 승화시키려는 꿈을 가지고 있다. 유럽이나 남미, 심지어 아프리카에서도 자신의 전통 음악을 바탕으로 세계인의 입맛에 맞게 현대화한 월드뮤직을 만들어가는 마당에 훌륭한 자산을 가진 우리가 못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최근 들어 이런 움직임은 한국뿐 아니라 중국·일본에서도 조금씩 일고 있다고 한다. 일단 세 나라가 힘을 합치면 새로운 월드뮤직의 한 조류를 만들 수 있을 것으로 그는 기대한다.

“국내에 이런 뜻을 품은 음악인들은 많은 반면, 선뜻 나서는 기획·제작자는 거의 없는 현실이 가장 큰 걸림돌입니다. 크로스오버 해금 연주자 꽃별의 음반이 일본 제작자에 의해 만들어지고 일본에서 인기를 끈 뒤에야 뒤늦게 국내에 알려지는 현실이 단적인 예이지요. 정부가 전략적으로 이 부분에 대한 지원을 크게 늘릴 필요가 있습니다.”

김용우는 21~23일 저녁 8시 서울 정동극장에서 공연을 한다. 정동극장 개관 10주년 기념 연작공연 ‘아트 프런티어’의 두번째 주자다. 공연 이름에 걸맞게 우리 소리를 월드뮤직으로 다듬는 개척자의 모습을 보여줄 예정이다. 대표곡 ‘용천검’ 등 우리 민요뿐 아니라 중국·일본·북한·러시아 민요, 그리고 베트남 민요도 새롭게 선보인다. 서화담과 황진이가 서로 주고 받은 시조에 곡을 붙인 ‘북천이 맑다거늘…’과 ‘어이 얼어자리…’를 여성 재즈 보컬 김여진과 번갈아 부르는 색다른 자리도 마련한다. (02)751-1500. 서정민 기자 westmin@hani.co.kr 사진 김용우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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