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한직업>
EBS ‘극한직업’ 25~26일 방송
왕복 50시간 바닷길 사투 담아
왕복 50시간 바닷길 사투 담아
제주도에 가면 반드시 맛봐야 할 음식 리스트에서 빼놓을 수 없는 옥돔구이. ‘제주의 보석’이라고까지 불리는 옥돔이 가장 기름지고 맛있어지는 시기가 바로 이맘때다. 물고기가 살질수록 어부의 마음은 바빠지는 법. 제주 한림포의 옥돔잡이 어선들은 출항 준비로 분주하다. 교육방송이 25~26일 방송하는 <극한직업>(수~목 밤 10시40분)은 옥돔잡이 선원들이 거친 파도와 싸우며 ‘보석’을 건져올리는 현장을 안방까지 생생하게 전한다.
귀한 것은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없기에 더욱 귀해진다. 옥돔 또한 제주 근해에선 좀처럼 잡기 힘들어 더욱 귀하다. 더 많은 옥돔을 잡으려면 더 먼 바다로 나아가야 한다. 명진호가 출항 준비를 마쳤다. 이들의 목표 지점은 뱃길로 꼬박 25시간을 가야 당도하는 중국의 배타적경계수역(EEZ) 언저리. 조업 기간만 7~10일 걸리는 이른바 ‘원양바리’다. 작은 파도에도 출렁이는 10톤짜리 명진호에 몸을 실은 6명의 선원은 무사귀환과 만선을 기원하며 한림포를 떠난다.
물때가 안 맞아서일까? 기다리는 옥돔은 보이지 않고, 애꿎은 뱀장어만 낚여 올라온다. 이대로라면 기름값만 수백만원을 들여 먼 바다까지 나온 보람이 없다. 장소를 이동해 다시 조업에 들어간다. 이번에는 날씨가 심상치 않다. 비바람과 높은 파도가 금방이라도 배를 집어삼킬 듯 몰아친다. 풍랑 경보가 발효됐다. 궂은 날씨가 사나흘은 계속될 거라는 예보. 옥돔으로 채워야 할 상자들이 텅텅 비어 있지만, 선원들의 안전을 위해 선장은 조기 귀환을 결정한다.
며칠 뒤, 파도에 부서진 배를 수리하며 마음을 가다듬은 선원들은 또다시 만선의 꿈을 안고 바다로 나아간다. 지난 부진을 만회하려는 마음에 선원들은 더욱 바지런을 떤다. 하루 15시간 넘는 노동에 잠시 허리를 펼 짬이라고는 밥먹을 때뿐이다. 모처럼 옥돔이 제법 올라오나 싶더니 바람이 또 심상치 않다. 이내 퍼붓기 시작한 비바람에 요동치는 바다에서 선원들은 잔뜩 엉킨 그물과 씨름한다. 옥돔 상자들이 창고 안에 차곡차곡 쌓여갈수록 선원들의 몸 여기저기에 붙은 파스의 장수도 늘어간다.
악전고투를 마치고 한림포로 돌아온 명진호. 선원들이 흘린 피땀의 성과는 새벽 경매장에서 판가름난다. 선원들이 쓴웃음을 짓는다. 어획량도, ㎏당 가격도 이전보다 한참 못한 것이다. 하지만 끝이 아니다. 바다는 언제나 열려있고, 선원들의 꿈과 도전은 계속된다. 선원들은 또다시 바다로 나갈 채비를 한다.
서정민 기자 westmin@hani.co.kr, 사진 교육방송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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