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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방송·연예

“연기 첫 도전…차근차근 갈 거예요”

등록 2009-09-06 19:51

유노윤호
유노윤호
‘아이돌 가수에서 배우로 변신’ 유노윤호
MBC ‘맨땅에 헤딩’ 축구선수 역…“힘들었던 연습생 경험 녹여낼 것”




“떨리네요.”

지난 2일 기자간담회 현장. 사진 촬영을 위해 카메라 앞에 선 그는 긴장한 듯 보였다. 고른 치아를 드러내며 웃는데 입꼬리가 미세하게 떨렸다. “어…, 어….” 질문에 답하기 전 뜸 들이는 시간이 길어졌고, 괜스레 웃음소리가 커졌다. 데뷔 6년차. 한국 그룹 최초의 일본 도쿄돔 공연. 카메라 앞에 서는 건 식은 죽 먹기보다 쉬울 이 ‘아시아의 스타’는 무엇이 그토록 두려웠던 것일까?

“정극 드라마에 도전합니다. 처음 하는 것이 많아 새롭지만 긴장이 많이 됩니다. 부족해도 귀엽게 봐주세요. 하하하.”

가수 동방신기의 유노윤호가 정윤호란 본명으로 연기 첫발을 내디딘다. 문화방송이 <혼> 후속으로 9일부터 내보내는 수목드라마 <맨땅에 헤딩>(극본 김솔지·연출 박성수·밤 9시55분)에서다. <맨땅에 헤딩>(<맨딩>)은 영국 축구 명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입단하는 게 꿈인 무명 축구 선수가 죽을 고비를 세 번 넘기면서 성장해 가는 청춘드라마. 가진 건 없지만 열정과 꿈이 있는 주인공 차봉군이 그의 몫이다. 아라, 이윤지, 이상윤과 호흡을 맞춘다.

화려한 그의 오늘에서 ‘초라한’ 봉군이 잘 떠오르지 않는다. 데뷔 때부터 스타였던 그가 꿈 앞에 좌절하는 이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을까. 연출자 박성수 피디는 대답했다. “눈물 젖은 빵의 고통을 아는 유노윤호가 우리의 차봉군이다.”

-박 피디의 말은 무슨 뜻인가?

“가수 연습생 시절 서울역에서 노숙한 적이 있다. 광주에서 몸 하나 믿고 서울에 왔는데 아는 사람도 없고, 갈 곳도 없었다.(웃음) 사실 봉군과 나는 생각보다 공통점이 많다. 죽을 뻔한 고비를 넘기며 인생 공부를 하고, 포기하지 않는 뜨거운 마음이 닮았다. 내 몸에 상처가 많다. 어릴 때부터 사고가 잦았다. 다리에 화상을 입기도 했고, 4층 높이 건물에서 떨어지기도 했다. 간신히 1층 난간을 잡고 살아났지만(웃음). 아시다시피 독극물 테러 사건도 경험했고…. 그런 과정을 거치면서 나도 성장했다고 생각한다.”



MBC ‘맨땅에 헤딩’
MBC ‘맨땅에 헤딩’
-연기 겸업 계획이 알려지면서 유노윤호를 탐내는 작품이 많았다.

“여러 드라마에 거론됐다는 건 기사를 보고 알았다. <맨딩> 시놉시스를 휴가 기간에 봤는데, 우선 제목이 마음이 들었다. 내가 연기하는 것 자체가 맨땅에 헤딩 아닌가(웃음). 무엇보다 매번 좌절해도 꿈을 잃지 않고 성장하는 봉군을 통해 희망과 사랑을 전하고 싶었다.”

“이 드라마가 나에게 ‘연기 성장통’이 될 것 같다”며 꼭 다문 입술이 영락없는 차봉군이다. 유노윤호는 <맨딩>의 구세주였다. 원래 주역으로 캐스팅됐던 김래원이 촬영을 한 달 남짓 앞두고 군에 입대하자 제작진은 제목 그대로 ‘맨땅에 헤딩’할 상황에 놓였다.

“동방신기가 네 명인 줄 알았다”던 박 피디가 내민 손을 유노윤호가 잡은 데는 캐릭터를 넘은 둘 사이의 교감이 한몫했다. ‘서울역 노숙’이란 공통점 외에도 나이를 뛰어넘는 믿음이 첫 만남서 싹텄다고 한다. 박 피디는 유노윤호를 “나의 헤어진 형제”라고 했고, 유노윤호는 박 피디를 “형 같다”고 했다. 느낌을 나눈 두 남자의 형제애가 드라마로 전이될 수 있을까? ‘뼛속까지 차봉군’이고픈 유노윤호의 내면을 어떻게 시청자에게 전달하느냐가 그의 성공열쇠로 보인다.

-봉군을 연기하기가 만만찮을 것 같다. 막막한 현실 앞에 선 감정 기복이 심해 보인다. 준비 기간도 짧지 않았나?

“경험해보지 못한 것을 표현할 때가 가장 어렵다. 재판 받는 장면이 나오는데 어떤 식으로 감정을 표현해야하나 고민이 많았다. 영상 등을 찾아보며 공부했다. 봉군은 본능적인 아이다. 계산하며 살지 않는다. 그 느낌을 살리고 싶다.”


유노윤호
유노윤호
-축구 장면이 많던데, 슛이 멋졌다.

“슛하는 영상은 생각보다 잘 나와서 만족한다(그는 굉장히 크게 웃었다). 평소 축구를 좋아한다. 감독님과 촬영 중간중간 승부차기도 했다. 극중 축구 선수인만큼 프로다운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 연습도 많이 했다.”

-자신의 연기에 점수를 매긴다면?

“50점? 0점부터 차근차근 밟고 올라가고 싶다.”

그가 넘어야 할 산은 분명 있어 보인다. 기자간담회에서 공개된 20분짜리 하이라이트 영상에선 봉군의 감정을 채 흡입하지 못한 유노윤호가 보였다. 슬픔과 기쁨이 함께 북받치는 순간, 목소리의 높낮이와 표정을 완전히 통제하진 못하는 듯했다. 재난을 극복하고 성장하는 차봉군처럼 그도 초반 우려를 말끔히 씻어낼 수 있을까?

-동방신기는 앞으로 어떻게 되나?

“지금은 아무 말도 할 수 없지만 우리 모두 이성적이고 원만한 해결을 원하고 있다. 좋은 방향으로 해결될 것이라고 믿는다.”

남지은 기자 myviollet@hani.co.kr, 사진 문화방송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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