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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방송·연예

멋진 노년 꿈꾸는 당신을 위하여

등록 2010-06-04 18:30

MBC ‘나는 별일 없이 산다’
MBC ‘나는 별일 없이 산다’
MBC ‘나는 별일 없이 산다’
신성일 주연 로맨틱 코미디
문화방송 드라마 <나는 별일 없이 산다>(수·목 밤 9시55분)는 멋진 중년을 꿈꾸는 이들에게 바치는 자기계발서다.

드라마는 마지막 남은 쌈짓돈마저 자녀들에게 챙겨주고도 ‘난 괜찮다’고 말하는 노인들에게 ‘그런 것 다 소용없다, 당신네 인생에나 투자하라’고 조언한다. 검버섯 없애는 방법부터 와인 마시는 방법까지 긴 시간 할애해 세세하게 알려준다. 주인공 신정일이 아침마다 전신거울 앞에서 옷매무새를 가다듬는 화면 속엔 장년의 패션이 숨어 있다.

멋지게 차려입었으면 당당하게 사랑하라. 드라마는 32살이나 어린 여자와의 로맨스로 노인들에게 “당신들도 느끼는 남자”라고 외친다. 지금껏 드라마들이 노인들의 사랑을 웃음 코드로 활용한 것과 달리 이 드라마는 본격적으로 노인들의 멜로에 집중한다. 17년 만에 브라운관에 돌아온 신성일이 맡은 주인공 신정일은 나이만 들었을 뿐 이 시대 최고의 남자다. 여자에게 시큰둥 애간장을 태우다가도, 깡패가 나타나면 거침없이 뛰어들어 구해준다. 달콤한 와인에 춤도 즐길 줄 아는 로맨티스트에, 기습 뽀뽀를 당하고는 수줍어하는 귀여움도 갖췄다. 신성일은 “삶과 사랑에 당당한 모습으로 새로운 노인상을 제시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런 측면에서 왕년의 대스타 신성일은 이 드라마에 꼭 맞아떨어져 보인다. 임화민 피디는 “신성일씨를 멋있고 건강하게 보이는 것이 연출의 목적”이라고 말했다. ‘돌아온 오빠’는 74살이라는 나이가 무색할 만큼 탄탄한 체격과 멋진 외모로 ‘연애해보고 싶은 할아버지’를 잘 그려내고 있다. 다만 대사를 책 읽듯 하고 시선 처리가 어색한 점은 거슬리는 편.

극중 신정일은 5개월 시한부 선고를 받고 죽음을 앞둔 암환자다. 항암치료 받으며 서글프게 사느니, 남은 인생 즐기며 당당하게 죽음을 맞는다.

작정하고 멋진 남자로 만들려는 의도이기도 하지만 대한민국 모든 부모와 자식을 화해시키려는 장치이기도 하다. 경마에 정신 못 차리는 아들과의 갈등을 남은 5개월간 풀어가는 과정에서 부모가 자식을 생각하는 마음이 그의 입을 통해 명언처럼 쏟아진다.

노인에 초점을 맞춘 이 드라마를 로맨틱 코미디로 만들어내는 주역은 그를 두고 사랑싸움을 펼치는 황세리(하희라)와 공여사(김창숙)다. <있잖아요. 비밀이에요> 등의 영화에서 비련의 여주인공이었다가 결혼 뒤 억척 아줌마를 연기했던 하희라는 모처럼 발랄했던 과거로 돌아간 듯하다. 신정일에게 계획적으로 접근했지만 실제로 사랑에 빠진 세리를 억척스러우면서도 귀여운 여인으로 보이게 했다.

남지은 기자 myviolle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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