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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1.18 17:09 수정 : 2005.01.18 17:09



“60년대 시대정신은 ‘청년’”

1960년대엔 ‘청년’이 살아있었다. 고교 때 4·19혁명을 겪고, 불의한 권위와 기성세대에 반기를 든 변혁의 정신으로 대학에 들어간 청년 세대가 60년대의 주인공이었다. 이들은 서울 동숭동 마로니에의 서울대 문리대를 중심으로 곳곳에서 박정희 군사독재에 항거했고, 70~80년대 학생운동의 뿌리를 마련했다. 64년 6·3 한일국교정상화 회담을 ‘굴욕 외교’로 규정하고 반대시위를 주도한 6·3 세대도 탄생했다. 문학과 예술도 새로웠다. 기성 문화계와는 완전히 다른 감수성이 등장했다. 한글세대의 새로운 문체가 문단을 평정했고, 저항시가 문학적 위세를 떨쳤다.

김지하·김승옥·김중태로 60년대 조명

이들의 이야기가 텔레비전 드라마에서 펼쳐진다. 교육방송이 준비한 문화사시리즈 제3편 <지금도 마로니에는>(정하연 극본, 이창용 연출)에서다. ‘타는 목마름으로’“남몰래 민주주의여 만세”를 외쳤던 김지하와 “밤사이에 진주해 온 적군들처럼 안개가 무진을 삥 둘러싸고 있는 것이었다”며 <무진기행>을 그려냈던 김승옥, 64년 한일회담 반대시위를 이끌며 “안 잡는가? 못 잡는가?”라는 논란까지 부를 만큼 신출귀몰했다는 6·3 세대 대표주자 김중태가 ‘60년대의 시대정신’으로 등장한다.

정하연 작가는 “한글세대의 새로운 문학을 개척한 김승옥과 학생운동으로 새 정치 문화를 구현한 김중태, 저항시로 군사독재에 맞섰던 김지하는 60년대 청년문화의 시발점을 만든 이들이고, 몸으로 60년대를 부딪치며 살아낸 사람들”이라며 “60년대를 다시 돌아볼 때, 이 세 명이면 일목요연하게 정리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들이 모두 현재 생존해 있는 분들이라 본인의 생각이나 행적과 다른 부분이 있을 수도 있지만, 전체적 방향이 크게 같으면 큰 무리는 없을 것이고, 이 분들이 다른 부분을 지적하면 고쳐가면서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이들의 4~5년 후배인 정 작가는 실제로 김승옥과는 65년께부터 “거의 함께 살다시피”했다며, 같은 시대를 살며 부대낀 것들을 드라마에 반영하겠다고 했다.

문화사시리즈 제1편 <명동백작>과 같이, 정보석이 해설자로 등장하며 김승옥은 한범희, 김지하는 이병욱, 김중태는 최철호가 맡았다. 조역은 쟁쟁한 연기파 배우들이 도맡았다. 시 <귀천>의 천상병 시인으로 최종원, 김지하의 아버지 김맹오와 어머니 정금성은 김병기와 이덕희, 김지하가 ‘악어형’이라 부르며 따랐던 한기호는 홍일권이 맡아 열연한다.

연기파 배우·실존인물 등장도 한 재미


김지하, 김승옥, 김중태 외에도 한국 근현대사를 빛냈던 이들이 극중 인물로 대거 등장하는 것도 보는 재미를 선사한다. 김지하 주변 인물로 장일순 선생, 지학순 주교가 나오고, 국문학자 조동일, 요절한 천재 영화감독 하길종, 민중미술가 오윤 등이 나온다. 김승옥과 함께 동인활동을 하던 김현, 최하림, 문학평론가 염무웅 등이 청년의 모습으로 등장한다. 김중태 주변인물로는 ‘6·3 삼총사’ 중 하나인 김도현, 김중태와 김지하를 연결했던 박재일, ‘와이티피 사건’을 폭로했던 송철원, 최장집, 정준성, 현승일, 황성모, 김덕룡, 성유보 등 현재 각계에서 활동 중인 이들도 학창시절의 모습으로 드라마에 소개된다. 아울러, 당시 전성기를 구가했던 한국 영화와 임권택, 대중음악의 이미자와 신중현, 오태석의 연극 등도 주요한 축으로 나온다.

모두 32부작으로 준비된 <지금도 마로니에는>은 오는 22일 밤 9시 첫 전파를 탄다. 김진철 기자 nowher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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