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YJ 버스광고
팬클럽들, 스타이름 기부확산
JYJ 팬들은 ‘응원’버스광고도
JYJ 팬들은 ‘응원’버스광고도
“팬들이 생일이라고 금을 선물했어요.” 아이돌 스타들은 방송에 나와 팬에게 받은 고가의 선물을 서슴없이 말한다. 팬들은 경쟁하듯 ‘우리 오빠’에게 더 좋은 선물을 주려고 돈을 모은다. 경제력 있는 누나ㆍ이모 팬들이 늘어나면서 선물의 종류도 게임기에서 명품 시계, 명품 가방 등으로 비싸졌다. 스타가 미니홈피에 폴더를 만들어 갖고 싶은 물건의 사진을 올리면 팬들이 선물하는 일도 있었다고 한다.
그런데 팬들이 스타에게 선사하는 선물 문화가 바뀌고 있다. 스타의 이름으로 돈이나 쌀 등으로 단체에 기부하는 새로운 팬덤현상이 확산되는 것이다. 최근 동방신기 팬들은 멤버 유노윤호의 생일 기념으로 지난 6일 쌀 140포대를 서울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유노윤호의 이름으로 기부했다. 이들은 2008년에는 영등포 쪽방촌 이웃을 위해 206만원, 지난해는 지진으로 고통받는 아이티 난민을 위해 262만원을 기부했다. 유노윤호 소속사인 에스엠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평소 좋은 일을 많이 하는 유노윤호를 보고 팬들도 매년 유노윤호의 생일마다 돈을 모아 기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제 스타 팬클럽들의 기부활동은 흔한 일이 됐다. 지난 1월13일에는 배용준을 비롯한 이준기, 투피엠, 더블에스오공일 김형준, 원더걸스 민선예, 제이와이제이 박유천(믹키유천) 등 연예인 41명이 각자의 팬클럽이 모은 쌀 11톤을 국제구호단체 ‘기아대책’과 ‘쌀화환 드리미’에 기탁했다. 제이와이제이 멤버 박유천의 30~40대 팬들은 최근 1000만원을 모아 국립암센터 소아병동을 찾았고, 장근석 팬클럽은 지역 아동복지센터에 쌀을 보냈다. 가수 김현중 팬클럽은 ‘김현중 장학기금’을 만들어 체계적으로 환경이 어려운 학생을 돕는다.
곤경에 빠진 스타들을 돕는 팬클럽 차원의 ‘직접 행동’도 점점 늘어나고 있다. 예전처럼 인기 그룹의 해체소식에 눈물만 흘리던 약한 팬들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행동하는 사례도 생겼다. 동방신기에서 나와 독립한 제이와이제이의 팬클럽 연합은 지상파 음악프로그램 출연에 제약을 받는 제이와이제이를 응원하려고 성금을 모아 버스 광고를 하고 있다. 1월14일부터 24일까지 불과 10일 만에 모두 9817명이 참가해 1억5000여만원을 모았다. “당신의 청춘을 응원합니다”는 문구를 새겨 26일까지 서울, 광주, 대전, 대구, 부산에서 버스 120대에 광고를 붙일 예정이다.
처음에는 좋아하는 스타의 얼굴을 한번 더 보겠다는 가벼운 마음으로 참여했다가 좋은 일을 했다는 뿌듯함에 점차 스타와는 상관없이 참여하게 된다는 팬들이 많다. 이준기의 누나 팬인 한 30대 여성은 “처음에는 이준기의 이미지가 좋아진다는 생각에 참여했는데 이제는 남을 돕고 생각하는 스스로가 뿌듯해 계속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스타 명의의 기부행위가 스타 띄우기의 변형 측면도 있다는 점에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또 최근에는 팬클럽들이 서로 경쟁하듯 기부하면서 금액도 점점 커지고 있다. 키이스트 관계자는 “팬클럽의 기부활동이 장점도 있지만 금전적인 사고가 생길까 염려된다”면서 “기획사는 팬클럽의 활동에 관여하지 않는데 기부문제는 주의점 등을 공지하는 식으로 관리감독해야 한다”고 말했다.
남지은 기자 myviolle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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