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위, 채용계획 재검토·관제성 특집 폐지 등 회사에 요구
한국방송 예능피디협회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가 3일 최근 잇따르고 있는 예능 피디 유출 사태에 대한 대책 마련을 촉구하며 인력 채용 계획 재검토 및 관제성 특집 폐지를 회사에 요구했다.
예능 피디의 연이은 이직 사태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 25일 예능피디협이 꾸린 비대위는 2일 첫 회의를 열고 △일방적인 관제 특집 전면 폐지 △소통 없는 인력 채용 재검토 △타사 대비 현저히 낮은 제작비의 현실화 등의 내용을 담은 요구안을 마련했다. 비대위는 3일 오전 길환영 콘텐츠본부장과 전진국 예능국장을 각각 만나 이 안을 전했다.
비대위는 안에서 예능국의 제작 역량에 부담을 주는 관제특집의 편성을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황대준 공동비대위원장은 “지난해 초 천안함 특집과 얼마 전 일본 대지진 특집 등 관제성 특집이 예능국으로 많이 몰리며 예능 피디의 자존감에 적잖은 상처를 입혔다”며 “제작을 담당하는 피디와 상의 없이 일방적으로 통보하는 특집편성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전국언론노조 한국방송본부는 지난 3월31일 노보에서 2009년 말 김인규 사장 취임 이후 3월까지 6·25 특집 및 추석 특집 등 계기성 특집을 빼고도 모두 177편에 이르는 특집 프로그램이 방송됐고, 이 가운데 G20 홍보 특집 45편과 천안함 특집 15편 등 상당수가 애국심을 고취하는 관제성 내용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한국방송 관계자는 “비대위가 (관제) 특집이라 주장하는 프로그램의 경우 공영방송의 공적 책무를 다한다는 차원에서 마련한 것이기 때문에 경영진 판단으로는 편성할 만했다”며 “다만 업무가 특정 부문으로 쏠리는 문제가 있다면 이 부분은 제작진의 의견을 수렴해보겠다”고 말했다.
최성진 기자 cs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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