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큐멘터리 영화 <트루맛쇼>에 나오는 장면들. 영화사 B2E 제공
“맛집과 돈거래 등 사실 아냐”
MBC, 상영금지 가처분신청
김재환 감독 “증거 제시할 것”
MBC, 상영금지 가처분신청
김재환 감독 “증거 제시할 것”
지상파 방송 3사의 맛집 소개 프로그램 제작 과정을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 <트루맛쇼>의 개봉일이 6월2일로 확정된 가운데, <문화방송>(MBC)이 25일 이 영화의 상영을 막아달라며 서울 남부지방법원에 ‘상영금지 가처분신청’을 냈다. 문화방송은 이 영화 속에서 진짜 맛있는 집이 아니라 방송 출연 대가로 돈을 낸 음식점을 맛있는 집으로 소개한 방송사 가운데 한곳으로 나온다.
문화방송은 27일 “본사와 방송 제작을 담당하는 외부 제작사를 상대로 자체 조사를 벌인 결과, 맛집 소개를 빌미로 한 금전 거래 등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며 “영화를 이대로 상영한다면 대중에게 문화방송은 물론 문화방송의 <찾아라! 맛있는 티브이> 프로에 대한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어 가처분신청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영화를 만든 김재환 감독은 “문화방송의 가처분신청이 영화 흥행에 적잖은 도움이 될 것”이라며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는 반응이다. 김 감독은 27일 <한겨레>와의 인터뷰에서 “문화방송 <찾아라! 맛있는 티브이>의 경우 스타맛집 코너에 출연한 연예인이 제작사와 연결된 홍보대행사로부터 출연료 이외의 금전적 대가를 받고 자신의 단골 식당이 아닌 곳을 단골 맛집으로 소개하는 등 가짜 맛집과 가짜 손님이 등장한 사실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법원 심리가 시작되면 제작사의 의뢰로 연예인 및 맛집 섭외를 담당한 홍보대행사 관계자의 녹취록 등 증거를 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그는 “방송 출연을 원하는 식당이 소개비를 홍보대행사에 건네면 대행사는 이 돈의 일부를 연예인에게 지급했다”고 주장했다.
김 감독의 주장에 대해 문화방송 관계자는 “홍보대행사 등의 사정은 정확히 알 수 없으나 본사와 제작사는 맛집으로부터 돈을 받은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 이에 “스타맛집 코너 출연 연예인이 출연료 이외의 돈을 받고 단골 식당이 아닌 식당을 소개한 사실도 없다는 뜻이냐”고 거듭 묻자 “법원 판단이 있기 전까지 구체적 사실관계를 먼저 밝히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한국방송>(KBS)과 <에스비에스>(SBS)는 상대적으로 조심스러운 태도다. 에스비에스 관계자는 “아직까지 회사에서 <트루맛쇼>를 본 사람이 없어 공식 입장을 밝힐 수 없다”고만 말했다. 한국방송은 “우리가 주된 타깃이 아니어서 법적으로 문제 삼지 않기로 했다”며 “우리 입장은 어떠한 연출이나 조작도 하지 않았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김 감독은 “에스비에스의 경우 <생방송 투데이>에 등장한 맛집이 홍보대행사에 돈을 내고 출연한 과정이 영화에 나오고, 한국방송의 경우 <브이제이 특공대>와 <리빙쇼! 당신의 6시>가 가짜 손님을 등장시키는 장면이 나왔다”고 말했다.
<트루맛쇼>는 지난 6일 폐막한 전주국제영화제에서 한국장편경쟁부문 관객상을 받은 70분짜리 작품이다. 6월2일 서울 대학로 씨지브이(CGV) 등 전국 10개 극장에서 개봉한다. 최성진 기자 csj@hani.co.kr, 사진 영화사 B2E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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