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쪽, 새노조 설문조사 중단 요구해 논란
2000년 이후 <한국방송>(KBS)에 입사한 기자 170명이 21일 김인규 사장 및 고대영 보도본부장에게 ‘민주당 도청’ 의혹과 관련해 ‘한국방송 구성원 개입설’ 등에 대해 명확한 해명을 요구하고 나섰다. 지난달 26일 민주당의 경찰 수사 의뢰로 도청 논란이 불거진 뒤, 한국방송 기자들이 집단적으로 사쪽에 의혹을 밝히라고 요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기자들은 이날 사내게시판에 올린 ‘김인규 사장-고대영 보도본부장, 모든 것을 걸어라’ 제목의 글에서 “도청 의혹 사건에 대해 지금까지 케이비에스가 내놓은 해명은 참으로 옹색함을 넘어 어처구니없을 정도”라며 “이런 해명으로는 의혹 해소는커녕 불신만 키울 뿐”이라고 지적했다. 기자들은 또 도청 의혹에 대한 한국방송 경영진의 태도와 관련해 “(사쪽이) 한달 가까운 침묵과 애매모호한 해명으로 일관하는 사이, 공영방송 케이비에스는 처절하게 무너졌다”며 “당장 취재현장에서 ‘케이비에스 기자들 다른 데 가서 취재하라’는 식의 조롱과 비아냥이 들려오고 있다”고 토로했다.
한국방송 사쪽은 또 전국언론노조 한국방송본부(새노조)가 조합원들을 대상으로 벌이고 있는 도청 의혹 관련 설문조사(20~25일)의 중단을 요구해 새노조의 반발을 사고 있다. 설문조사 시작 하루 뒤인 21일 사쪽은 사내게시판을 통해 “실체적 진실을 밝히는 데 전혀 도움이 되지 않을 것으로 판단되는 설문조사를 실시하는 것은 유감”이라며 중단을 요구했다. 사쪽은 “(설문조사를) 계속 진행하거나 조사 결과를 공표하는 행위를 하여 공사의 명예와 이미지 훼손 등 해사행위를 할 경우 회사는 취업규칙 등에 따라 조치할 것”이라며 징계 가능성도 내비쳤다. 최성진 기자 cs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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