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방송 자료사진
시용 피디·대체 작가로 내달 재개
권력 감시 빠진 ‘면피용 부활’ 우려
권력 감시 빠진 ‘면피용 부활’ 우려
<문화방송>(MBC)의 간판 시사 프로그램인 <피디수첩>이 다음달 4일부터 다시 방영될 예정이다. 지난 1월17일 이후 불방된 지 11개월여 만이다. 그러나 기존 피디수첩 피디들은 배제된 채 노조 파업 기간에 뽑은 ‘시용 피디’ 4명과 ‘대체 작가’ 2명만 제작에 참여해 권력 감시 프로그램의 귀환이 아니라 ‘면피용 부활’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문화방송은 20일 “피디수첩을 다음달 4일부터 방영하겠다”고 밝혔다. 제작진은 아직 내용은 공개할 수 없다고 말했다. 피디수첩은 노조의 업무 복귀 뒤에도 장기 불방되고 있는 유일한 프로그램이었다. 노조가 170일의 파업을 풀고 복귀한 7월, 김현종 시사제작국장은 ‘분위기 쇄신’을 내세워 정재홍 작가 등 피디수첩 작가 6명을 해고한 뒤 한국방송작가협회의 보이콧 선언 속에 대체 작가를 물색해왔다. 문화방송은 대체 작가와는 일하지 않겠다는 피디들도 배제시켰다. 문화방송 노조는 “방송 일정표를 보면, 다음달 4일과 11일에 시용 피디가 2명씩 각각 제작을 맡았고 18일부터는 시용 피디 4명이 번갈아가며 한 편씩을 제작하는 일정”이라고 전했다.
20여년간 심층취재로 명성을 쌓아온 피디수첩이 기존 피디와 작가들을 배제한 채 부활한다는 소식에 문화방송 안팎에서는 기대보다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피디수첩의 정상적 복원이라기보다는 대선을 앞두고 방송 정상화를 과시하려는 의도가 깔렸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용마 문화방송 노조 홍보국장은 “엄밀한 의미에서 피디수첩 재개가 아니라 ‘시용 피디수첩’이다. 아이템도 대선 후보 검증이나 권력 감시보다는 ‘고독사’니 ‘일본의 극우’니 하는 연성 아이템으로 중차대한 시기를 비켜갈 것으로 보인다. 사쪽이 대선을 앞두고 피디수첩을 정상화시켰다는 명분을 챙길 속셈”이라고 말했다. 지난 6월 해고된 피디수첩 출신의 최승호 피디는 “권력 비판은 완벽히 거세된 상태에서 프로그램을 만들 것이 불 보듯 뻔하다. 기존 피디수첩을 욕보이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이진로 영산대 교수(신문방송학)는 “시용 피디들로 피디수첩을 재개한다는 것은 일종의 꼼다. 겉모습이 피디수첩이라 해도 기존의 내용을 담아내기 어려울 것이다. 피디수첩의 위상을 실추시킬 뿐 아니라 문화방송의 미래 가치를 약화시킬 가능성도 크다”고 말했다. 문현숙 선임기자 hyuns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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