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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방송·연예

MBC 월화드라마 ‘변호사들’ 후속작 ‘비밀남녀’

등록 2005-08-14 17:00수정 2005-08-14 17:01

사각사라아 속내 솔직하게 그려, 사랑 뒤의 계산 그 쓸쓸함도 담아

텔레비전 드라마가 그리는 젊은 남녀의 사랑과 결혼은 얼마나 솔직할 수 있을까? 문화방송 <변호사들> 후속작으로 오는 29일 시작하는 <비밀남녀>가 그 한계를 확인할 수 있을 듯하다.

드라마의 ‘비밀 남녀’는 서른 전후반의 남녀 4명이다. 가난하지만 긍정적이고 순진한 고졸 동화작가 지망생 서영지, 첩의 딸이라는 것만 빼면 어느 하나 부족한 것 없는 성형외과 전문의 정아미, 모범생으로 자라난 유학파 프리랜서 예술감독 김준우, 신용금고에서 일하다 해고된 지방전문대 체육과 출신 최도경이 그들이다.

서영지는 대리운전 아르바이트를 하며 정아미를 알게 되고, 정아미 대신 맞선 보러 나가 김준우를 만난다. 최도경은 축하노래 도우미 아르바이트를 하다, 김준우의 신청으로 각각 정아미와 서영지를 찾아간다. 이렇게 인연으로 엮인 4명은 모든 가능한 짝짓기의 경우의 수를 놓고 갈등한다.

이렇게 보면 요즘 흔한 4각 사랑이다. 게다가 코믹적 요소까지 가미됐다. 또 ‘로맨틱 코미디야?’라는 실망감이 터져나올 법하다.

그러나 지난해 방영된 <결혼하고 싶은 여자>의 김인영 작가가 대본을 쓴다는 대목에선 좀 달라진다. <결혼하고 싶은 여자>는 32살 동갑내기 세 여성들의 내 뜻대로 되지 않는 세상살이를 경쾌하면서도 때론 가슴 찡하게, 곧 현실감이 살아나게 그려 좋은 반응을 이끌었다. 이번에도 현실감을 담보하는 구어체 대사와 드라마의 정형화된 틀을 깨는 기발한 상상력이 기대된다. 코믹적 요소도 휴머니즘 또는 은근한 세태 풍자와 엮이면, 차별 지점을 얻을 수 있다.

일찌감치 선보인 네 주인공의 톡톡 튀는 대사의 맛은 기대를 더욱 돋운다. 서영지를 좋아하게 됐으나 서영지의 환경이 좋지 않다는 걸 알게 된 김준우는 “신데렐라와 결혼한 왕자도 이런 갈등을 겪었을까? 그 자식, 사나이 중의 사나이다”라고 말한다. 최도경은 한 술 더 뜬다. 정아미에게 고백하는 말이 “당신은 모든 남자들의 이데아입니다. 예쁜 데다가 돈도 많잖아요”다.

그런 최도경에게 정아미는 “학벌 후지고 가난한 당신, 나를 갖고 싶나요? 그럼 다시 태어나세요”라고 일갈한다. 정아미도 김준우에게 빠져들며 “하느님… 저 어쩌면 좋아요. 가질 수 없는 걸 원하게 됐어요”라고 속삭인다. 거침없는 대사가 상당한 논란을 낳을 듯하지만, 뒤에는 상당히 날카로운 풍자의 뜻도 읽힌다.


<비밀남녀>가 첫 미니시리즈 연출작인 김상호 프로듀서 또한, 여러 <베스트극장>을 통해 섬세하고도 세련된 감수성을 인정받아 왔다.

출연자들은 다소 약한 감이 없지 않다. 최근 한국방송 <부모님 전 상서>에서 한 단계 연기가 성숙했다는 평가를 받은 송선미가 정아미로 나오지만, 김준우로 나오는 김석훈은 얼마 전 <한강수 타령>에서 그리 좋은 평을 받지 못했다. 서영지 역의 한지혜도 지난해 에스비에스 <섬마을 선생님>에서 성공을 거두지 못했고, <섬마을 선생님>에서 단역을 맡았던 권오중이 <비밀남녀>의 중요 배역을 잘 소화할 수 있을지도 적잖이 걱정되는 대목이다.

김진철 기자 nowher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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