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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1.04 17:34 수정 : 2005.01.04 17:34

왼쪽부터 권상우, 김희선, 연정훈. 문화방송 제공


“‘겨울연가’ 뒤이을까?”

요즘 웬만한 드라마는 〈겨울연가〉를 벤치마킹한다. 기획단계부터 국외시장 판매를 염두에 둔다. 제작 전 국외판권을 팔고, 국내와 거의 동시에 국외에서 방영되기도 한다. 소재도 인류 공통의 관심사라는 ‘사랑’이다. 5일 시작하는 문화방송 〈슬픈 연가〉도 그렇다. 제작사가 지난해 일본 쪽 판권을 48억여원에 판매했고, 내년 일본 방영이 계획됐다. 드라마 소재나 출연진의 연기, 배경음악과 영상 등을 중심으로 감상하며, ‘한류 드라마’로서의 성공 여부를 점쳐보는 것도 흥미로운 일일 듯하다.

#1 시각장애인의 순애보가 이야기의 뼈대다. 김희선(28)이 시각장애인 가수로 나오고, 친구 사이인 권상우(29)와 연정훈(27)은 김희선을 사랑한다. 이들이 애절한 사랑을 엮는다. 지난 3일 기자간담회에서 유철용 피디는 “〈겨울연가〉를 넘어서는 절절한 ‘순애보’를 그려내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멜로 일색의 드라마가 국외 팬들에게 물릴 날도 얼마 남지 않았다”는 지적도 있다. 극 중 김희선은 각막 이식을 통해 눈을 뜬다. 〈!느낌표〉의 ‘눈을 떠요’를 떠올릴 수 있다. 장애인의 상업적 이용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이성은 작가는 “사랑에 있어선 누구나 장애인이라는 의미에서 채택한 소재로, 이를 극복하는 과정을 그려내는 ‘용감한 순애보’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2 볼거리와 들을거리가 있다. 지난해 11월 한 달 동안 미국 뉴욕에서 찍었다. “서정과 도회가 공존하는 뉴욕의 거리”로 신선함을 더하겠다는 의도다. 고화질 화면도 볼거리를 준다. 또 여러 배경음악을 이용한 ‘음악드라마’를 표방한다. 김희선은 직접 2~5곡의 노래를 부르고, 가수 윤건, 바이브와 함께 오에스티 작업에도 참여했다. 영상과 음악은 ‘이미지와 분위기’로 순애보를 뒷받침한다. 그러나 어설프게 섞이면 자칫 서사마저 놓치는 ‘껍데기뿐인 드라마’가 될 수도 있다.

#3 배우들의 연기가 얼마나 나아졌는지도 관심사다. 김희선 등은 인기에 견줘 연기가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그러나 유 피디는 “이들의 연기가 모두 만족스럽고 아주 좋아졌다”고 말했다. 배우들의 각오도 대단했다. 김희선은 “캐릭터만 갖고 연기할 순 없고, 이제 연기 변신이 필요할 때라 열심히 했다”고 설명했고, 권상우는 “좀더 배우다운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기자간담회에서 공개한 30분짜리 편집분에서도 김희선의 연기는 달라져 있었다. 그러나 본방송에서도 같은 모습을 이어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4 문화방송 드라마의 부활 여부도 하나의 관전 포인트다. 지난해 〈대장금〉 〈불새〉 등 외에 ‘재미’를 본 드라마가 별로 없다. 요즘 〈한강수타령〉 〈영웅시대〉도 하향곡선을 긋고 있고, 〈왕꽃선녀님〉도 위기에 놓여 있다. 〈슬픈 연가〉에 문화방송이 기대를 거는 까닭이다.


김진철 기자 nowher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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