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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6.08.09 19:16 수정 : 2016.08.09 19:34

김원진 안바울 안창림 김잔디
약체 선수들에게 줄줄이 발목
한판승 경기, 순간 방심에 무너져

안창림이 8일(현지시각)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파크 카리오카 경기장 2에서 열린 2016 리우올림픽 유도남자 73㎏ 이하급 16강전에서 패한 뒤 답답한 표정을 짓고 있다.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올림픽, 세계 순위의 배신이 계속된다.

한국 유도 세계 1위 선수들이 하위 순위 선수들에게 줄줄이 발목을 잡히고 있다. 남자 60㎏ 세계 1위 김원진은 16강전에서 18위한테, 66㎏ 세계 1위 안바울은 결승전에서 26위한테, 그리고 73㎏ 세계 1위 안창림은 16강전에서 18위한테 졌다. 여자 57㎏ 세계 2위 김잔디는 16강전에서 11위 하파엘라 시우바(브라질)를 만나 맥을 못 췄다. 한국 선수는 아니지만, 여자 57㎏ 세계 1위 도르지수렌 수미야(몽골) 또한 결승에서 시우바한테 절반패를 당했다. 9일(한국시각)까지 유도에서 세계 1위 자존심을 지킨 선수는 여자 52㎏ 마일린다 켈멘디(코소보) 정도다.

기록 경기와 달리 유도는 토너먼트여서 순위가 높다고 해서 절대 강자는 아니다. 세계 순위는 국제 대회 성적에 따라 부여되는 점수를 합산해 산정한다. 유도는 국제유도연맹이 주관하는 올림픽, 세계선수권, 마스터즈, 그랜드슬램, 대륙별선수권, 그랑프리, 콘티넨털오픈(점수가 많은 순)까지 7개 대회 성적에 따라 점수를 분배한다. 세계선수권 1~3위면 900점, 540점, 360점, 5위와 7위는 180점과 144점을 주는 식이다. 16강에 오르면 108점, 32강은 72점을 받고, 1승만 거두면 36점이다. 세계선수권과 그랜드슬램(500), 콘티넨털(100점)만 나가서 1위를 한 선수(1500)보다, 7개 대회에서 모두 3위 한 선수(1560)의 순위가 더 높은 것이다.

선수들은 반드시 모든 대회에 참가해야 하는 건 아니다. 그러나 올림픽에 나가려면 순위를 충족해야 한다. 유도는 남자 세계 22위, 여자는 세계 14위까지 올림픽 자동 출전권이 주어진다. 체급별로 국가당 1명만 출전이 가능하기 때문에 하위 선수도 세계순위 순으로 올림픽 출전 기회가 온다.

순위 제도는 2009년부터 도입됐는데, 높으면 올림픽에서 좋은 시드를 배정받을 수 있다. 토너먼트에서 누구랑 맞붙느냐는 금메달을 향한 중요한 변수가 되기 때문에 대표팀은 1년 전부터 천적을 피하려고 랭킹 관리도 한다. 일본 유도팀은 부상을 방지하려고 올림픽 1년 전부터 작은 대회는 참가하지 않기 때문에 세계 1위가 없다. 송대남 유도 남자대표팀 코치는 “세계 순위는 올림픽을 위한 전략으로도 활용된다. 순위가 좋으면 경기 초반에 성적이 낮은 선수와 맞붙어 체력 소모가 적다”며 “순위 관리는 하지만, 유도의 경우 변수가 많아 랭킹 관리가 마음처럼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유도 종목 특성상 변수가 많다는 의견도 있다. 한판, 절반(두번이면 한판으로 간주)의 규정에 따라 자칫 방심한 사이 넘어가 버리면 그걸로 경기가 끝난다. 안바울도 1분24초 만에 어이없는 한판패로 졌다. 유도 관계자는 “주어진 5분(여자는 4분) 안에 가장 많은 점수를 낸 선수가 우승한다면, 한 번의 방심이 경기 결과로 이어지지는 않아 순위가 배신하는 일은 거의 없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남지은 기자 myviolle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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