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6.12.04 11:34
수정 : 2016.12.04 2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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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목드라마 <오 마이 금비>(한국방송2)의 주인공 허정은. 한국방송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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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목드라마 ‘오 마이 금비’ 허정은
연기력으로 시청자 호평에 큰 기여
“이해 안되는 부분도 있지만
엄마와 삼촌들이 잘 설명해줘요
박신양 아저씨·유정 언니 좋아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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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목드라마 <오 마이 금비>(한국방송2)의 주인공 허정은. 한국방송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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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되게 좋고 신기해요. 으히히.”
11월29일 열린 한국방송 2텔레비전(KBS2) 수목드라마 <오 마이 금비> 기자간담회의 주인공은 허정은이었다. 세는나이로 10살 꼬마 숙녀. 35명이 넘는 기자들은 “너무 귀여워”를 연발했다. 기자간담회에서 보기 힘든 단답형의 문답도 오갔다. “정은양이 이해할 수 있도록 질문을 쉽게 해주면 좋겠다”는 진행자의 ‘특별한 부탁’ 때문이다. “학교 가면 왜 좋아?” “친구들도 있고 선생님이 과자도 주세요.” 뭐 이런 식이다. 첫 만남에서 눈도 크고, 코도 오뚝한 오지호한테 “아저씨 미국 사람이에요?”라고 물었다는 아이의 천진난만함이 때 묻은 어른들이 넘쳐나는 시국의 치유제 같다.
그런 꼬마도 배우라는 옷을 입으면 180도 달라진다. 허정은은 <오 마이 금비>에서 존재를 몰랐던 아빠 모휘철(오지호)을 만나 티격태격 부녀의 정을 쌓아가는 유금비를 연기한다. 아동치매를 앓으면서도 똑 부러지고 야무진 모습으로 시청자들을 웃기고 울린다. 이민호-전지현의 <푸른 바다의 전설>과 맞붙어 시청률은 5~6%대인 이 드라마가 가슴 따듯한 힐링드라마로 호평받는 데는 허정은의 연기력이 8할이다. “이해 안 되는 부분도 있지만, 엄마와 삼촌(오지호, 피디)들이 잘 설명해 줘요. 금비가 불쌍하기도 한데, 학교에서 친구들한테 ‘못생긴 게’ 이러는 거 보면 미울 때도 있어요.” 연기가 힘들 때는 “나라면 어떨까를 생각한다”고 말한다.
정성효 한국방송 드라마센터장은 “아역이 타이틀롤을 맡은 것은 미니시리즈에서 처음”이라고 했다. 주인공인 만큼 분량이 많고 겨울이라 촬영이 녹록하지 않다. “긴 대사는 쉬는 날 아침에 미리 외워두고, 나중에 또 외우면 완벽하게 외워져요. 짧은 대사는 쉬워요. 금방 외워요!” 야외 촬영이 춥지는 않으냐고 물으니 배시시 웃는다. “힘들긴 힘든데 흔드는 핫팩이 있어서 괜찮아요. 내복도 세겹 입어요. 몸에 붙이는 핫팩은 찝찝해서 싫어서 대신에 엄마랑 내복을 세겹 입기로 했어요. 히히.”
“연기하는 게 재밌다”는데 주인공인 만큼 학교에 자주 가지 못하는 건 아쉬운 듯했다. 허정은의 엄마는 “1주일에 1~2일 정도”라고 말했다. 미성년자라 제작진도 나름대로 여러 배려를 한다. 김영조 피디는 “무조건 정은이는 밤 10시, 11시 전에는 끝나게 스케줄을 짰고, 늦어도 12시를 넘기지 않는다. 중간에 낮잠을 꼭 재운다. 흡연자 접근 금지령도 내렸다”고 말했다.
<오 마이 금비> 관계자들은 허정은이 제2의 김유정이 될 것이라고 치켜세운다. 김영조 피디는 “정은이가 오디션장에 들어왔을 때 1초 만에 이 아이다 생각했다. 가만히 있어도 얼굴에 분위기가 나온다”고 말했다. 오지호는 “성인 연기자처럼 감정이 풍부하다”고 했다. “대배우가 되고 싶다”는 허정은은 6살 때 오디션을 보러 간 언니를 따라갔다가 피디한테 발탁됐다. 이후 다양한 드라마에 출연했고 지난해 <동네변호사 조들호>(한국방송2)와 <구르미 그린 달빛>(한국방송2)으로 얼굴을 알렸다. “박신양 아저씨와 유정이 언니를 제일 좋아해요.”
연기하기가 싫을 때도 있긴 있었단다. “우는 연기 못하면 혼나고 그랬어요. 나 울릴려고 너 이거 못하면 머머 한다 막 그러시고.” 어른들이 울리려고 일부러 이놈~ 하는 게 무서웠나 보다. “근데 지금은 잘 울어요.” 실제 성격은 “아빠한테 대하는 거랑 학교에서 하는 짓 빼고는 금비랑 똑같다”고 한다. “나쁜 거 빼고 좋은 성격만 다 똑같다는 거네”라고 물으니 “헤헤헤” 했다.
남지은 기자
myviolle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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